반세기전 제품으로 '대박'행진…첫 해 매출 100억원 돌파는 CF 성공 덕분
[뉴스핌=강필성 기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로나민C~~♬”
지난 2월 10일, 오로나민C 광고시사회가 진행되던 동아오츠카 청주공장 대회의실에는 경쾌한 리듬의 CM송이 울려퍼졌다. 어깨가 들썩이는 노래였지만 회의실에 모인 동아오츠카 임직원들에게는 싸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이 자리는 강신호 동아홀딩스 회장과 이원희 동아오츠카 사장 등 고위임원들이 배석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오로나민C TV광고 시사회. 방영에 앞서 최종점검이 이뤄지는 자리였다.
싸늘한 공기가 감돈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로나민C CF는 방송인 전현무가 가수 강민경과 함께 경쾌한 멜로디에 맞춰 이른바 ‘깨방정’ 춤을 추는 내용이었다. 동아오츠카는 물론이고 동아쏘시오그룹에서도 이런 CF가 나간 사례는 전무했다.
보수적인 동아쏘시오그룹 문화에서 드링크브랜드의 CF는 늘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만들어졌다. 임원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던 셈. 최악의 경우 CF가 전면 재검토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침묵이 이어지던 가운데 강 회장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좋아, 생기발랄이라는 말이 어렵지는 않겠는가?”
오로나민C의 CF가 확정되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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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나민C CF 장면. <사진=동아오츠카> |
지난 25일 만난 홍광석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브랜드매니저는 “시사회 전,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가 올라갔으면 호통을 들었을지도 모른다”며 “강 회장이 좋은 반응을 보인 이후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회고했다.
홍 매니저는 현재 식품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케터 중 하나다. 일본에서 1965년에 출시된 오로나민C를 디자인 변경도 없이 국내에 출시하면서 오로지 마케팅만으로 ‘대작’의 반열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미 오로나민C는 올해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는 제품이다. 신제품이 드문 드링크 시장에서 출시 첫해 매출로 100억원을 돌파하는 것은 이례적인 흥행돌풍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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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석 동아오츠카 오로나민C 브랜드메니저. <사진=강필성 기자> |
특히 드링크 제품 특성상 동아오츠카는 계열사인 동아제약의 주력제품 박카스와의 시장잠식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 매니저가 박카스의 ‘피로회복’의 반대 개념으로 ‘생기발랄’을 떠올린 것도 이 지점이다.
그는 “처음에는 태권도를 하는 어린이들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가 전부 갈아엎고 처음부터 새로 만들었다”며 “제가 구상한 내용을 화면상으로 보여주기 위해 지속적인 아이디어 회의와 설득작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실제 오로나민C CF가 론칭된 이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SNS에서 이 CF를 거론하는 경우가 8000건을 넘어섰고 이에 대한 조회수는 1000만건을 넘어섰다.
홍 매니저는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경쟁하듯 각종 패러디 영상과 컨텐츠가 생겨났다”며 “SNS에서 소비자들이 먼저 열광하고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내부에서도 고무되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오로나민C는 출시 당시 ‘옛 제품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식품업계의 우려를 깨끗하게 해소했다는 평가다. 오로나민C가 출시된 뒤 강 회장이 전경련 정기총회에 참석자들에게 직접 오로나민C를 돌린 일화는 제법 유명하다.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오로나민C에 가진 애정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홍 메니저는 “오로나민C가 생기발랄한 탄산드링크, 마시면 기분 좋아지는 음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에 1차 목표”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와 함께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