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협력 끊긴 A사, "검색광고 끊겠다"..포털 B사와도 검색엔진 파열음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2일 오후 3시 2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이수호 기자] 다음과 합병 1주년을 맞은 카카오가 급격한 모바일 전환으로 PC 시대 협력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다음을 떼고 카카오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최세훈 전 다음 대표 시절 관계를 맺었던 업체들과 잡음이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 IT 업체 A사는 카카오가 서비스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다음과 검색 광고 계약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해당 업체는 카카오와의 검색 광고 계약이 종료되는 대로 다른 포털업체와 계약을 맺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앞서 A사는 지난 5년간 최세훈 대표 시절의 다음과 수백억원 규모의 검색 광고를 이어왔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검색하면 다음과 해당 A사가 운영하는 포털 메인 상단에 같은 검색 광고가 표출되는 방식이다. 80%에 육박하는 검색 점유율을 지닌 네이버의 검색 광고를 활용하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양사의 협력 관계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A사는 네이버 대신 다음과 검색 광고를 진행하면서 다음 광고 상품을 활용한 카카오 PC 관련 사업의 이권을 확보했다. 서로 윈윈하는 관계를 지속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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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 = 카카오> |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카카오는 PC 사업 철수를 사실상 표면화했다. SNS 서비스 마이피플을 철수한 데 이어 과거 다음이 서비스하던 클라우드, 소셜픽, 운세, 쇼핑하우 앱 등 주요 서비스를 잇따라 철수시켰다. 이와 동시에 기존 PC협력사들의 카카오 측 사업 담당자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됐다. 기존의 사업 담당자들이 바뀌면서 새로온 담당자들은 PC 협력사들과 진행했던 사업들을 철수했다. PC 사업을 줄여야하는 카카오 입장에선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오랜 동지였던 A사의 지분도 장내 매도하며 사실상 관계를 털어냈다. 이어 A사에게 유리했던 PC사업 계약을 종료했다. 이에 A사는 카카오와 진행하던 검색 광고 계약 종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계약서상 해지해줄 의무가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일종의 힘의 논리가 작용한 셈이다. 이때문에 카카오가 돈이 들어오는 계약은 유지하고 PC 인력을 배치해야하는 번거로운 상황은 최소화하겠다는 의중이라고 A사는 주장한다.
A사 관계자는 "본인들이 얻을 것은 다 얻어내고, 과거 우리가 배려해준 것들은 담당자가 바뀌었으니 모른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계약서상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다음이 아닌 다른 포털업체와 광고를 진행했다면 더욱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을 것"이라며 "우리 뿐만이 아니고 카카오의 갑작스런 사업 철수로 인해 중소 IT 업체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A사는 다음과의 검색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다른 업체를 선정해 사실상 다음과의 인연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A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포털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현재 PC 검색 엔진을 공유하고 있는 또 다른 포털업체 B사 역시 지난 5월 계약 해지설이 나돌며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카카오 측이 언제든 검색 엔진 공급을 접겠다고 하면 이 회사에선 당장 검색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형국이다. 다음을 믿고 핵심 역량을 다른 신사업에 쏟아 부었기 때문에 이 회사의 배신감 또한 적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과거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때도 그렇고 카카오 수뇌부들이 관계를 맺고 끊을 때,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카카오의 신사업이 모바일 중심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나 언제간 서로 다시 만나게 될 텐데, 중소업체들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행태가 지속된다면 이 역시 카카오에게 언젠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검색 엔진 점유율은 네이버가 75.7%로 가장 높으며, 다음이 17.1%로 2위, 구글코리아가 5.2%로 근소한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