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기자] # 중국 안방그룹은 7개월만에 동양생명 인수를 지난 16일 공식적으로 마쳤다. 올 2월 우리 금융당국에 동양생명 경영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접수했는데도, 안방그룹의 내부사정 탓에 당국의 승인이 미뤄졌다. 이러자 안방그룹의 인수 의지가 없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런데도 5~6월경이면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보였는데, 3개월이 더 걸렸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는 중국 금융당국인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안방그룹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을 늦게 했기 때문이다.
이 사례를 놓고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할 때 중국 시장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중국계 자본과 거래를 할 경우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와 달리 몇 가지 절차를 더 거쳐야 하고 시간도 길어진다는 것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인수할 때는 중국 내부에서 해당 산업 관련 정부부처 외에 외교부 승인까지 많게는 두 곳 이상의 당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매수자인 중국기업과 매도자 간 계약체결에도 중국 정부가 최종 승인을 하지 않아 거래가 전면 무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M&A 딜이 거의 다 마무리됐다고 생각한 시점에 매수자 측에서 중국 정부 미승인을 이유로 무산시킨다면 매도자 입장에서 딱히 대응할 방안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인수자 결정 과정에서 중국 기업에는 '차이나 프리미엄'을 붙여 더 높은 가격으로 협상할 것을 권고한다.
아시아 사모펀드업계 대부로 꼽히는 리차드 옹 RRJ 캐피탈 회장은 "중국기업을 포함해 인수후보자들과 협상할 경우, 다른 인수후보자들에게 100달러를 받으면 중국기업엔 120달러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국 승인이라는 리스크가 한 가지 더 있으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차이나 프리미엄"이라며 "중국 기업과 거래 시에는 중국 정부의 생각까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중국 기업의 첫 국내 기업 인수사례였던 동양생명의 경우에도 이 같은 점을 인지했더라면 몸값을 더 받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가격 협상 시 심사 승인이 늦춰지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도 있었다.
또 안방그룹이 금융당국의 보완 서류 제출 요구에 묵묵부답이었을 때 965명에 이르는 동양생명 임직원들이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됐다.
중국 IB 관계자는 "비즈니스 세계에선 3개월이 꽤 긴 시간이다"며 "매각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에 중국 딜을 진행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 및 심사를 받는데 2~3개월 정도 더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간혹 정책 상황에 따라 한동안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경우도 있어 이보다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중국 정부는 한국 금융기관과 달리 금융 관련 인가에 관해 기한을 명시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정해진 기한 내에 승인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별도로 없고, 대개 승인접수가 들어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서 중국 인수 의향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중국 내부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민영기업들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차드 옹 회장은 "최근 중국 민영기업이 외국시장으로 확장하면서 금융서비스 부문이나 소비자 부문의 기업 등 광범위한 분야로 인수대상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그룹을 시작으로 알리바바 등 중국 민영기업들의 해외 인수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