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금융개혁 골든타임] ① 베트남서는 한국 금융을 '쌀'보다 못한 취급

기사입력 : 2015년04월06일 14:50

최종수정 : 2015년04월08일 18:07

국내서 안주 습관이 해외서 경쟁력 떨어뜨려

[편집자]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글로벌 경쟁력 80위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초라한 평가를 받고 있다. 비단 해외 시각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적인 제조업 경쟁력에 걸맞는 금융산업 발전이 있어야 경제성장에 전환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규제 만능주의에 빠진 금융당국의 책임론에 금융사들의 보신주의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금융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고, 혁신을 표방하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금융산업 개혁론과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베트남은 대한민국 금융산업에서 더는 배울 게 없다고 봐요.” 시중은행 글로벌담당 A 부행장은 달라진 베트남 금융시장의 반응을 피부로 느껴진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의 개발도상국 경험을 살려 금융노하우를 전수해달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요즘에는 일본은행을 배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주목 받으며 우리나라 은행들이 가장 활발하게 진출했다. 앞선 경제개발 금융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데다 삼성, 포스코 같은 대기업도 많이 진출해 있어, 현지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됐다고 자신했다. 신한은행이 현지 법인을 설치하는 등 하나은행 등 10여개 은행의 지점 7곳과 사무소 8개가 있다.

현지에서는 우리나라 농업이 더 높은 대접을 받으며 베트남 부유층 사이에서는 최근 한국산 쌀이 비싸게 팔린다. 호찌민시(市) 7구(區) 푸미흥 신도시의 식료품점을 보면, 쌀 1kg당 판매 가격이 베트남산은 1만~2만동인데 한국산은 5만~20만동으로 최고 10배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쌀이 가격이 높아도 제조, 원산지, 유통기한, 품질 등에서 현지인의 신뢰를 얻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롯데, 신세계 등 유통회사들은 베트남 현지인의 입맛과 문화생활을 사로잡기 위해 대형 마트와 영화관을 진출시켰다. <사진제공=롯데>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영업 형태를 봐도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에 그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1년간 총자산이 13억9700만달러에서 18억7300만달러, 대출금은 6억8100만달러에서 8억5900만달러로 늘어나 성장세인 듯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에 사업을 확장하면서 금융수요가 늘어난 덕이 크다. 삼성전자가 타이응웬에 20억달러를 투자해 제2휴대폰 생산공장을 지었고 LG전자는 하이퐁 지역에 생산기지를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들여 이전키로 했다.

국내 농업은 현지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지만, 금융산업은 편한 예대마진 장사 습관을 현지에서도 버리지 못한 결과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자산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금융업이 발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2014년 경쟁력 보고서에서 금융분야는 우리나라가 80위, 베트남은 90위로 비슷한 위치다. 홍콩, 싱가포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고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상위권에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관치폐해+보신주의 결합해 안방장사에 길들여져

금융업이 이처럼 경쟁력이 뒤쳐진 데는 관치(官治)의 폐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정책방향이 나올 때마다 화답해줘야 하고 낙하산 자리도 챙겨줘야 하니, 눈치보기와 보신주의가 팽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정부발(發) 위험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금리 2%대 주택대출로 갈아타도록 하기 위해, 은행은 대출채권 40조원어치를 토해내야 했다. 재원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으로 마련하면서도, 은행들이 1년간 보유토록 했다. 은행은 이자 받던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기고, 투자수익률이 낮은 MBS는 강제로 떠안으면서 이중으로 손실을 입게 됐다. 그 손실액은 최소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당국이 은행권 수익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한 수수료 인하도, 당국이 만든 작품이다. MB정권 내내 은행을 탐욕의 화신으로 몰아가며 거의 모든 은행 수수료를 폐지했다. 은행의 수익 중 비이자이익 비중은 2010년 17%에서 2012년 9%로 급감했다.

금융노조는 “금융당국의 강압에 못 이겨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살림을 대신하는데 안정된 수익성 예측이 어려워지고 결국 해외진출과 같은 장기전략을 진행하기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최근 금융당국도 규제개혁과 해외진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만,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사진
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