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20XX년 2월. 회사원 K씨는 전날 야근하고, 새벽께 퇴근했다. 출근하려고 차에 오르자, 온 몸에 피로가 몰려온다. 자동차가 심장박동수와 바이오리듬을 측정해 시트를 가장 편안한 자세로 만든다. 컨디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음악도 나온다. 한 숨 자는 사이, 차는 회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통신망이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한 미래 모습이다. 자동차 센서가 사람의 건강을 돌보고, 또 교통관제를 통해 차 스스로 주행을 할 수도 있다. ‘전광석화’ 같은 통신 속도가 이처럼 신세계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가 최근 서비스를 개시한 3밴드 LTE-A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3밴드 LTE-A는 최고 300Mbps를 속도를 내고 있는데, 기술적으로는 450Mbps를 시연한 바 있다. 지난 1994년 국내 첫 인터넷 상용 서비스인 코넷 속도가 9.6Kbps인 것을 감안하면 3만배 이상의 속도를 실현한 것이다.
이 같은 속도는 생활, 문화 등 환경 변화를 불러왔다. 단적으로 300Mbps는 1GB 용량의 영화를 다운받는데 28초 걸리지만, 9.6Kbps로는 233시간이 걸릴 정도다. 비교조차 되지 않는 차이다.
3밴드 LTE-A는 기존 LTE 대비 4배, 3G 보다 21배 속도를 낸다. ‘밴드’라는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주파수를 묶었기 때문이다. 3개의 주파수를 묶었으니 3밴드다. 예를 들어 제1 주파수에 통신량이 몰려 속도가 느려질 것 같으면 제2, 제3의 주파수로 갈아타는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향후 4밴드, 5밴드 등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을 고려해 최근 밴드 앞에 숫자를 뺐다.
관련 업계는 속도 진화가 미래 사물인터넷시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4G 시대인 지금도 사물인터넷을 일부 실현하고 있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선 빠른 속도가 필수라는 것이다.
5G는 기술 규격 등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국내외에서 논의 중인 5G 개념은 LTE 보다 약 1000배의 속도다. 1000배 속도 만큼,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 역시 1000배에 달한다.
정부는 오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 5G 시범서비스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제전권회의에 참석, “(한국이) 초연결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2017년까지 기가 인터넷 전국망을 구축하고,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과 인프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서석진 소프트웨어 정책국장은 “5G가 되면 속도 자체가 비약적으로 빨라져 정보 전송 비용이 급속하게 떨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속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들, 예를 들면 홀로그램 등과 같은 데이터가 나올 수 있고,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실제 우리나라 데이터 트래픽(소비량)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속도의 진화 때문. 빠른 속도가 대용량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하는 것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무선데이터 트래픽은 13만2313TB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TE 가입자가 사용하는 트래픽이 전체의 85.6%다. 현재 국내 LTE 가입자는 3600만1824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600만명의 64%가 조금 넘는다. 64%의 가입자가 85%의 트래픽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TE 트래픽은 매월 증가하지만, 3G 트래픽은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단적으로 지난해 1월과 12월을 비교하면 LTE 트래픽은 2배 증가한 반면, 3G 트래픽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통사는 무선통신망의 빠른 속도가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동통신은 기본적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전반의 인프라, 토대,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며 “만약 통신망이 진화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우버 등이 과연 생겨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통신망이 진화하는 것은 속도 발전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시작으로, ICT 산업의 발전 궤도에 있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속도 진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