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LG그룹이 종합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를 품에 안았다. LG상사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범한판토스 지분 51% (102만주)를 314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관련업계와 LG그룹 주변에서는 예고됐던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업계의 예상인수가격이었던 6000억원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금액을 지불하고 상사와 물류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불편한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LG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실리추구형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일부분 의외라는 시선이 나온다. 확실한 사업성과를 내지 못하는 LG상사가 굳이 물류기업까지 인수해 덩치만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LG가(家) 방계 기업인 탓에 LG그룹 물류 물량에 상당부분 의존해 성장한 물류기업을 LG상사가 인수해 과연 앞으로 얼마나 더 시너지를 낼 수 있겠냐는 의문도 따라붙는다.
그러나 LG상사 입장에서는 놓치기 아까운 매물이었다고 설명한다. 상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물류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일각의 일감몰아주기라는 곱지않은 시선에도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LG상사의 사업을 들여다보면 해답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LG상사에게 본업이던 트레이딩 사업은 이제 더이상 주력이 아니다. 오히려 자원개발기업이라고 불려야 할 정도 사업체질을 완전히 바꾼 상태다. 더구나 몇년간 진행된 사업재편의 노력으로 자원개발 상품의 단순한 중개자 역할을 넘어 생산자 역할로 근본적인 변화를 꾀했다.
실제 LG상사가 지난해까지 투자한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약 30여개에 달한다. 국내 종합상사 중 최대 규모다. 포트폴리오도 안정적이다. 석탄, 석유, 가스를 비롯해 동, 아연, 리튬, 우라늄, 희귀금속 등 자원 종류별로 고루게 분포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성격도 탐사와 개발, 생산에 이르기까지 균형있게 전략을 세웠다. 기초체력과 더불어 신성장원 확보라는 사업전략이 발판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LG상사는 이런 성과로 세전이익의 약 70%를 자원∙원자재부문에서 벌어 들이고 있다.
물류사업은 이런 측면에서 욕심이 나는 부분이다. 기존 트레이딩 사업에서도 물류는 당연히 빠질 수 없는 핵심이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자원개발의 경우 특수물류거래는 거래선 구축이나 비용적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범한판토스 인수를 통해 이런 부담을 털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구나 자원개발과 물류사업이 합쳐칠 경우 곧 새로운 사업기회가 온다. 범한판토스의 해외물류가 아직은 컨테이너 물류 중심이지만 자원과 원자재 운송의 벌크 물류로 확장하면 다양한 해외 업체들과의 개발 프로젝트와 물류 사업 전반의 시너지 효과를 상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더불어 범한판토스는 LG상사에게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성장원이다. 뮬류사업이 급성장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인 것은 틀림없다. 자원개발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아직 투자 대비 수익을 크게 걷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LG상사로서는 범한판토스가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LG상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LG상사는 자원 및 산업용 원자재 트레이딩 사업에서 물류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 기능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 확대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바라보는 일감몰아주기 시선은 일단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해당되려면 상장사 기준으로 자산 5조원이 넘어가는 기업의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LG상사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가 27.88%(지난해 9월 기준)로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