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긴 터널 6 - 나도 무너지고 있었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그 방에서 아내가 가끔 전화를 해올 때, 전화기를 통해 어렴풋이 전해지는 그 방의 분위기. 술에 취한 듯 주위에서 깔깔거리거나 흐느적거리는 목소리, 동강동강 기타 두드리는 소리, 담배를 피우는 숙으로 인해 자욱했을 공기...그 안에서 나누었을, 나로선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닿을 수 없는 섬. 자살 기도 한 이혼녀, 독신녀, 그리고 마음 둘 데 없는 아내가 함께 자아내는 밀도 짙은 공간. 더욱이 숙은 최영호와 초등학교 동창 사이이니 무슨 비밀을 움켜쥐고 있는지 나로선 알 길이 없었다.

이미 이혼을 했고 새 애인도 있다고 하는 숙은 새로운 삶과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몸으로 살고 있는 여자이다. 내 아내와 아내에 딸린 가족들을 두루 알면서도 아내의 실존적 가치에 더 무게를 줄 수 있는 여자이기도 하다.

아내 역시 현실적인 길을 택했지만 마음 깊은 속의 동요가 멈춘 것은 아닌 상태였다. 더욱이 최영호는 내가 본 바 있는 불 같은 성격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인해 내 아내에게 연락을 계속 취해왔었을 듯하다.

내 아내로부터 절망적인 반응을 받더라도 목소리의 떨림이나 톤으로도 진짜 마음을 구별해 낼 후각을 지닌 사람이기도 해서 마음 속의 불길을 어떻게든 펼쳐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숙에게 연락을 취해 내 아내의 동정을 살펴볼지도 모를 일이다. 숙에게 자기 마음을 전달해 달라고 했을 수도 있고 잘 되도록 술책을 썼는지도 모른다. 나로선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었다. 막의 저쪽에서 어른거리는 향기이며 생각 자체가 불쾌했다.

내겐 불안과 의혹의 도가니일 수밖에 없는 그 도시로 일주일이 멀다 하고 서울에서 이웃집 가듯 달려가는 아내. 의미를 알 수 없는 꺼질듯한 희미한 미소. 나로선 불길한 공기가 감겨올 수밖에 없는 그 방에서 나와 통화하는 아내의 목소리는, 나와 둘이 있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밝고, 생기에 차 있고, 들떠 있기도 하고, 때론 “자기, 나 사랑해?” 하며, 술에 취해 울먹이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아내가, 자기에게 편안한 방을 발견한 것은 결혼 십년 만에 겨우 최근 몇 달간이다. 그리고 그 몇 달은, 아내가 내 안의 이질적인 방들을 견뎌온 십 년에 비하면 무척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 외출이 정도 이상, 아니 한계치를 넘어 잦아질수록, 심해질수록, 내 안의 수면 아래 잠겨 있던 불안과 소외감, 질투가 솟아오르더니 점점 커져갔다. 나도 결국 이기심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놈인가 하는 자괴감과 함께. 물론 아내 안의 이질적인 방을 아프면서도 포용하고 있었고, 관용을 갖고 바라보려고 가슴이 뻘건 진흙으로 뭉개지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아내가 저렇게 되도록 만든 게 나라는 자성이 내 안에 아프게 박혀 있기에, 아내의 방황에 대해 끝까지 애정을 가지려고 몸부림쳤다. 하지만 아내도 나처럼, 지나치게 나가고 있었다. 나로부터 배워, 나를 반복하는 것만 같았다. 지나치게 나가는 아내에게서 나는 업에 의한 저주, 악마성,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이중 삼중 혼돈을 심하게 겪고 있었지만 아내는 아랑곳없이 새로 발견한 휴식의 공간, 그 먼 곳, 내게는 배타성의 집으로 끝없는 질주 여행을 되풀이했다.

나 자신도 무너지고 있었다. 최영호의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그날 저녁 이후 아내와 최영호가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커피숍에서 만나기까지 사십여 일에 걸친 불면의 밤들. 하루에도 수십 장씩 펜만 댔다 하면 줄줄 흘러나오는 영혼의 물감을 감당하느라 소진되어버린 심신. 그 이후 아내의 또 다른 방황을 감내하느라 뼈가 녹는 시간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검찰 수사권, 72년만에 막 내려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정부가 4일 국무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핵심으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간 이어졌던 검사의 수사권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34차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소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심의·의결했다. 이를 포함해 25건의 법률공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권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 갖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3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사진=KTV] ◆중대한 위법수사·소추재량권 현저 일탈 '공소기각'  보완수사를 요구 받은 경찰은 요구받은 날로부터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알려야 한다. 수사 기간은 필요에 따라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의 모든 자료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해야 한다.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추가했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이나 피해자, 고발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추가했다. 이같은 내용의 개정 형소법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10월 2일에 맞춰 함께 시행된다. 이 대통령은 그간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예외적으로 존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충분한 숙의를 요청했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정·청 불화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으로 번지자 논의를 당에 맡겼다.  이후 민주당이 당론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의결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함에 따라 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없이 개정 형소법을 원안 그대로 심의·의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3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사진=KTV] ◆집권 여당 민주당 8·17 전당대회 진행 중 전격 처리  특히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강경 지지층 사이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목소리가 컸다.  이에 따라 친명(친이재명) 김민석 당대표 후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이날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법안 심의 전 모두발언에서 "이 법률안이 위헌과 집행 불능, 국익 위배, 행정부 고유권한 침해 등 국회의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라고 하는 게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되거나 헌정 질서에 위반된다고 해야 상대의 권한과 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회 의견"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입법권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고 거부권 행사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9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률안(선관위 특검법)도 의결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한 선거관리 부실 의혹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이다. 특별검사는 국민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된다. 특검팀은 모두 165명 안팎 규모로 꾸려지며 준비 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간 활동할 수 있다. pcjay@newspim.com 2026-08-04 14:21
사진
서울 첫 폭염중대경보 [서울=뉴스핌] 유재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는 등 극심한 폭염이 수도권과 전라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기상청은 4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다. 서울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장동규 기자 =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4일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앞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8.04 jk31@newspim.com 경기(고양·안성·파주남부·용인동북부·용인서북부·여주동남부·여주서부·오산·하남), 전북 전주, 전남(장성·곡성북부·곡성남부·순천·보성·여수·광양), 광주(광주동부) 등 수도권과 전라권 곳곳에도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폭염중대경보는 올해 신설된 폭염특보의 최상위 단계다. 일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관측된 지역에서 하루라도 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된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폭염중대경보 발효지역 일최고기온은 ▲가남(여주) 37.9도 ▲기흥구갈(용인) 37.5도 ▲금천(서울) 37.3도 ▲서운(안성) 37.3도 ▲광명노온 37.1도 등이다. 전라권에서도 ▲완산(전주) 37.9도 ▲조선대 38.3 ▲광양읍 38.0 ▲황전(순천) 37.7 ▲석곡(곡성) 37.3 ▲여수공항 37.1 ▲광주 36.7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필수 업무 외 모든 야외활동 즉시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또 무더위쉼터와 그늘 등 시원한 곳으로 즉시 이동하고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라고 권하고 있다. jason14@newspim.com 2026-08-04 13:49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