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부 새로운 시작, 행복한 남은 삶을 위하여
-아내에게 띄우는 편지 2
아내에게
뭐라고 말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소. 평소 말을 아껴온 나이기에 불만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오. 서로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해야 부부간의 정도 더욱 깊어진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한 내가 원망스러울 때도 많았을 게요.
오늘 창밖으로 잔뜩 찌푸린 잿빛 하늘과 스산한 찬바람 속에 낙엽이 우수수 지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당신과 함께 호숫가를 거닐고 싶었소. 그리고 호반에 위치한 산장이나 통나무집에서 하루를 지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오.
당신과 함께 살아 온지도 벌써 30년이 지나 이제 우리도 아이들을 다 출가시키고 우리 둘만 남았소. 돌이켜보면, 우리가 부부가 되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당신은 때론 엄마 같기도 하고 때론 친구 같기도 한 나의 다정한 동반자였소. 또 어떤 때는 딸처럼 응석과 애교를 부려 나에게 또 다른 살맛을 주기도 했지요! 당신은 내게 미더운 대화 상대였고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반려자였다오.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당신은 조용히 기도하면서 내게 위로와 용기를 주곤 했지요. 또 당신은 가족뿐만 아니라 주위의 친인척과 지인들에게도 두루 정성을 다하고 다정다감하게 대해 주었지요!
이제 우리도 인생의 가을에 와 있소. 가을이 한편으로는 짧고 쓸쓸하며 애수를 자아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씨 뿌렸던 모든 것을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계절 아니오. 그래서 우리의 삶에 대한 책임도 한층 더 깊어가는 시기인 것 같소. 우리 이 가을을, 그리고 앞으로 남아 있는 세월을 좀 더 뜻있고 행복한 시간들로 메워 나갑시다!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