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 23일 토러스투자증권은 한맥투자증권의 옵션 착오주문으로 얻은 이익금을 한국거래소에 반환했다. 거래소는 이 돈을 회원인 금융투자회사의 공동계좌로 돌려줬다. 한맥투자증권의 주문손실 463억원을 공동기금으로 대납했던 것 중 일부 갚았다.
그러나 아직 400억원이 넘는 돈이 국외에 있다.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긴 미국계 싱가포르 헤지펀드 캐시아캐피털파트너스가 반환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는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은 “사태 확산을 막을 기회를 거래소가 놓쳤다”고 본다.
한맥사태 어디까지 왔을까.
◆ “한국은 아시아 최대 파생시장, 협조해야 할 것”
한맥투자증권 착오 주문에 따른 사태는 캐시아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403억원을 받아내야 매듭지어진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반환협상 중이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러자 금융감독당국이 해결에 직접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법정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외국계 입장에서도 아시아 파생 1위 국가인 한국에서 앞으로 돈을 안 벌 작정이 아니면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 규모에 맞는 감독당국의 권한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의 파생시장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로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당국이 각종 인허가 등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속내도 이런 자신감에서 나온다.
금감원 처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한편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어 부담된다. 외국계 자본에만 유독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나서는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맥사태로 다른 증권사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한국거래소 책임 논란
감독당국의 이런 고육지책의 배경은 거래소가 착오주문이 나온 지난달 12일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탐탁하지 않아서다. 몇 차례 사태를 막을 기회를 놓쳤다고 본다.
한맥투자증권의 옵션주문실수는 이날 처음 가동한 주문시스템에 대해 담당자가 미숙해서 발생한 사태다. 금감원은 옵션가격 변수인 이자율을 '잔존일수/365'로 입력해야 하는데 '잔존일수/0'으로 잘못 입력해 비정상적 호가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주문 PC는 모든 코스피200 옵션에서 차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냈다.
금감원 이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나빠 한맥증권이 프랍트레이딩(prop trading, 자기매매)을 처음 시도했고 이를 위해 증권사 IT회사와 수익을 나눠 갖는 조건으로 시스템을 갖췄지만 처음 가동하다 보니 실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착오주문으로 개장 후 9시 2분 23초에 거래가 중단되기까지 약 2분여 동안 호가 건수 3만7000여 건, 체결 계약 건수 5만여 건에 이르렀다.
금감원은 착 주문을 파악했음에도 대응 시간이 너무 늦어, 사실상 거래소가 거래를 중단한 것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와 달리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맥 측이 사고 발생 후 2분 23초 만에 이를 인지하고 주문 체결을 막았다"고 했다.
사후 대처도 논란이다.
외국계 헤지펀드의 계좌를 즉시 동결했다면 실제 자금이 국외로 유출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거래소가 계좌동결 요청을 해야 했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거래소 관계자는 “계좌동결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고 민법 등에도 가압류를 걸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사태 수습과정도 말이 많다.
사실상 캐시아캐피털파트너스를 협상 테이블에 앉힌 것은 한맥증권과 금감원이 강력하게 항의한 효과가 컸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거래상대방을 아는 방법이 없고 금융실명제법에 위반될 수 있어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없다”면서 “발로 뛰어가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거래소는 착오주문 발생 다음 날인 12월 13일 회원사 사장단 회의를 했고 이어 같은달 19일 회원사에 이익금 반환 협조 공문을, 올 1월 3일 해외 헤지펀드에 영문의 협조 공문을 각각 보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