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지난 70여년 동안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건설업이 '사양산업'으로 격하되고 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데다 전체적인 경제성장 저하에 따라 더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건설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선 국가 경제에 미치는 건설업의 영향이 크다. 경제활동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건설·부동산 관련업종으로 생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구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건설업은 필요하다.
건설업이 나아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컨버전'(융합)이 답이다. 첨단 기술산업과 융합해 미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건설업이 미래 해야할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IT(정보기술)와 건설이 융합한 유비쿼터스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위기인 건설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을 힘이다.
◆건설업, 역할 줄었지만 국민경제의 중추산업
사양산업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건설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건설업이 여전히 우리 국민 경제의 핵심산업이라는 점이다.
건설업은 성장, 특히 고용을 늘리는데 효과가 크다. 지난 2011년 기준 건설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3.7에 달했다. 100억원을 투자하면 137명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 산업 평균 고용유발계수인 9.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인 농림어업(37.3), 서비스업(16.6)에 이어 세번째며 제조업(12.9)보다 높다.
특히 건설업은 고용 효과가 크게 줄지 않는 특성이 있다. 생산이나 서비스 자동화 영향으로 해가 갈수록 고용유발계수가 떨어지는 다른 산업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1995년 전 산업 평균 고용유발계수는 15.5다. 약 20년 새 40% 줄어든 것이다. 반면 건설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5.2로 소폭(1.3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건설업은 생산을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는 효과도 크다. 타 산업으로 생산을 확산하는 정도를 알 수 있는 생산유발계수를 보면 지난 2011년 기준 건설업은 2.10으로 전 산업 평균 계수인 1.95를 웃돌고 있다. 이는 제조업(2.07)과 서비스업(1.73)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연구위원은 "고도성장을 마친 우리 경제 상황을 볼 때 건설업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많은 산업과 다양한 연관을 갖고 있는 건설업은 연착륙 대상이지 폐기해야하는 사양산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건설업 미래상은 '컨버전'
건설업의 미래 목표는 타 산업과 컨버전으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복남 연구위원은 "한국 건설산업이 글로벌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선 IT,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과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IT, NT(나노기술, 초정밀 원자), ET(환경기술)와 같은 첨단 기술과 건설업의 융합은 필수조건이다. 첨단산업과 결합해야 지능형 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건설업을 기술개발을 게을리 하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치부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건설 선진국에서는 건설업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이미 오래 전부터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IT 기술과 건설을 융합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00년 건설업을 6대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특히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은 건설기술과 관련된 첨단 기술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유럽도 IT 및 NT를 융합한 건설 신기술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유럽 각국 정부는 건설 신기술개발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2400억유로(한화 약 348조12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도 건설기술과 IT를 융합해 기존 기술의 혁신과 신기술 창조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985년부터 이른바 JACIC(Japan Construction Information Center)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류승기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건설산업은 친환경, 에너지 효율화, 지능화라는 흐름을 보인다"며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선 IT 기술이나 나노 기술과의 융합은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는 건설업의 '대세'
건설과 첨단 기술이 융합해 구현하는 것은 '유비쿼터스'(Ubiquitous)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우영 연구위원은 "유비쿼터스가 건설업의 '대세'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는 도시와 건물 그리고 사람이 네트워크로 이어져 '전자동화'된 공간을 의미한다. 유비쿼터스를 도시에 접목한 'U-시티'에다 생명기술(BT)까지 도입한 '에코시티'는 '유비쿼터스 컨버전'의 또다른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유비쿼터스는 건설업의 신성장 동력임은 물론 도시경쟁력을 키워 국가 경쟁력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 건설시장을 좌우할 유비쿼터스 컨버전에 우리 건설업계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IT기술 연구업체 SK C&C 관계자는 "오는 2015년 24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U-시티 시장 가운데 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8%에 이를 것"이라며 "우리나라 국민은 건설기술과 IT기술, 정보통신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 U-시티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유비쿼터스 컨버전을 달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전망이다. 유비쿼터스에서 IT산업과 건설업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더욱이 U-시티 개발과 같은 단기 성과물이 없자 정부 지원도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건설업이 유비쿼터스 컨버전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우영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유비쿼터스는 건설업보다 IT 분야가 중심이 돼 서비스를 받는 사람보다 기술 위주로 개발이 이루어졌다"며 "앞으로는 실제 U-시티 수요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유비쿼터스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