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기범 기자] "저희 메신저도 감사대상이니 메신저로 예민한 내용 물어보지 말아 주세요."
한 시중은행 딜러의 얘기다.
외환당국은 국내 외환시장 구조상 원/달러 환율 조작 가능성은 '0%'라는 입장이지만, 서울 환시의 딜러들은 글로벌 IB 환율조작 사태가 혹여나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조작 사건이 커지다 보니 국내 역시 메신저로 (조작)하는게 있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도 조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27일 금융권 및 해당 정부부처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 외환당국과 금융당국의 검사 계획도 없고 특별한 협조요청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환율 조작과 관련해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확실한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문제는 작년부터 불거져 나왔던 사안"이라며 "지난해부터 내용을 검토할 때마다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외국의 환율 산정 방식은 크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IB들의 환율조작은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이 사용하는 WM/로이터, 픽스(Fix) 환율 방식의 허점을 딜러들이 악용해 발생했다. WM/로이터 환율은 발표 시각 기준 60초 전에 거래된 외환 가격의 중간값으로 결정되고 픽스 환율은 주중 런던시간 기준 오후 4시에 거래된 주요 환율을 고정시켜 결정된다. 두 고시방법 모두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인 매매를 통해 개시가격을 조작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딜러들은 메신저를 통해 담합, 60초 사이에 환율을 끌어올리거나 끌어내렸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사용하는 시장가중평균환율(MAR)은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 중 거래된 현물환율을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해 산정한다. 즉, 하루 내내 거래된 모든 환율을 반영하기에 조작이나 담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 '조막손' 장세…연말 인사까지 예민해진 딜러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고점과 저점 차이는 16원이다. 채 20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변동성이 있어야 수익이 나기 쉬운 딜러 입장에서 최근이 조막손 장세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특히 상반기에 손실을 낸 딜러들의 경우 10월 이후 급격히 줄어든 손실을 만회할 방도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다른 딜러는 "차익으로 먹고사는 딜러 입장에서 환율의 변동 폭이 작을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좁은 레인지 장은 결제나 네고 물량을 내는 수출입업체들이 이득을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더불어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있어 딜러들은 제 몸 지키기도 바쁜 상황이다. 지난 16일 모 시중은행의 경우 내부직원 중 외환 딜링룸으로 부서 이동을 희망하는 직원들의 면접을 실시한 바 있다.
수익도 나지 않는 상황에서 인사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딜러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걱정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