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영국 금융당국이 글로벌 대형은행에 대한 환율조작 관련 조사를 확대한 가운데, 한국 내 영업하고 있는 글로벌 IB에 대한 규제와 관리·감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환당국은 국내 외환시장 구조상 원/달러 환율 조작 가능성은 '0%'라는 입장이지만, 통화선물 시장에서의 조작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 및 해당 정부부처에 따르면, 영국 등 세계 주요 금융당국들은 환율조작과 관련해 글로벌IB에 대한 수사 대상을 확대하면서, 조사대상에 한국도 포함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외환당국과 금융당국에 특별한 협조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경우 한국에서 영업하고 있는 글로벌 대형은행의 지점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세계 주요 금융당국이 조사대상에 한국을 포함한다는 얘기도 공식적으로 들은 바가 없지만, 조작의 대상은 원/달러는 아니고 해당 국가 통화"라면서 "외환당국 입장에서 관심은 원/달러인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환율은 외환당국 소관이지만 글로벌IB들의 환율조작과 관련해 한국시장에선 전혀 문제제기가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볼 것이 없다"면서 "환율과 관련해 은행에서 문제가 있으면 한국은행의 요청으로 금감원과 공동검사를 나갈 수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과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국내 통화선물시장에서의 조작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국내 원/달러 현물환율은 가중평균으로 픽싱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환율 조작이 불가능하지만, 통화선물 시장에선 조작의 가능성과 개연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의 연구위원은 "외국계에서 달러를 (국내 금융기관에) 빌려줄 경우 단기물의 경우 통화선물을 가지고 활용을 한다"면서 "통화선물이 높게 나오면 나중에 더 많은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통화선물을 조작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달러를 빌려줄 때 통화선물이 높게 나오면 돈을 빌려준 입장에서 그만큼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달러를 1000원에 빌렸는데 통화선물을 1200원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만큼 빌려주는 비용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당국이나 금융당국이 외국계IB에 대해 보다 면밀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다른 국내 연구소의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미국과 유럽게 은행에 의존해서 외화관련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그쪽에서 조작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우리한테도 그런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지점에 대해서도 (감독차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글로벌IB에 대한 당국의 규제와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2010년 11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옵션 쇼크'로 주가 폭락을 유발한 도이치뱅크와 관련해 2011년 2월 한국도이치증권에 정 내 파생상풍에 대한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에서 '장외 파생상품'에서 버는 수익 비중이 가장 크기 떄문에 현실적으로 '장내 파생상품'에 대한 제재가 영업상 타격을 입힐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 사전공모에 따른 오버헤지로 448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지만 이에 대한 현선물 연계 시세조종 제재금은 10억원에 불과했다.
앞선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를 하면서 국내보다는 외국계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은 현실"이라면서 "도이치은행의 옵션쇼크 관련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글로벌IB들의 환율조작과 관련해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15곳의 은행들에게 조작혐의와 관련한 내부정보를 요청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대상은행은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HSBC, JP모간, 모간스탠리, 스코틀랜등왕립은행(RBS), 스탠다드차타드, UBS 등이다. 이들 은행과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다른 대상은행들 모두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FCA뿐만 아니라 스위스, 미국, 홍콩 등에서 총 7곳의 금융당국이 환율조작 수사를 벌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