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달 9일 오전 10시 30분. 코스닥 시장에서 한진피앤씨 주식이 갑자기 거래정지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상한가를 기록했던 종목이었으나 이날은 오전 장초반에 8%가 넘게 급락한 채 거래되던 상황이었다. 이 종목에 들어간 개미투자자들은 불과 하룻만에 천당과 지옥을 맛본 것이다.
◆ 경영진이 작전세력 고용해 주가조작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한진피앤씨에 3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하고 즉각 거래를 정지시켰다. 한진피앤씨는 상장폐지를 위한 실질심사 등의 처리 수순을 밟게 되며 이 기간동안 투자자보호를 위해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된 것.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즉시 정리매매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진피앤씨의 주채권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전날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했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상한가로 뛰어오른 터라 투자자들이 체감한 충격은 더 컸다.
이보다 보름 전 한진피앤씨 이종상 회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이 모씨 등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으나 주식의 거래는 계속돼왔다.
검찰의 소장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사채업자 등에게서 빌린 150억 여원을 갚기 위해 전문 주가조작 일당을 고용, 총 2174차례에 걸쳐 가장·통정매매와 고가·허수매수, 시가·종가관여 등의 수법으로 주가를 조작했다.
이로 인해 한진피앤씨의 주가는 지난 2011년 5000원대에서 지난해 3월 1만 2000원대까지 급상승했으나 반년 뒤인 9월 3000원대로 급락했다. 이 회장 등이 챙긴 부당이득은 47억여원 수준이었다.
◆ 경영실적 악화…사채빚 갚기 위해 '한탕'
또한 최근에는 이처럼 단순 작전세력의 시세 조종이 아닌, 상장사 고위 경영진이 직접 주가조작에 뛰어드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상장폐지된 알엔엘바이오 역시 라정찬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 주식을 사고팔아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다. 라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회사 주식 473만주를 팔아 50억 여원을 챙겼다.
라 회장은 지난 2008년에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차리고 사업자금 대여 명목으로 60억원을 이체한 뒤 이 돈으로 알엔엘바이오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뒤 이를 통해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처분 5억원의 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엘앤피아너스는 유상증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시세조종을 했다. 쌍방울과 아인스M&M의도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하거나 보유지분의 담보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가조작업자와 짜고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 M&A 성사돼도 실적반영 지켜봐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증시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불공정거래로 적발된 종목은 200개로 전체 전체 상장종목의 10.2%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경영진이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들은 경영 능력 부족 및 시장 악화 등으로 회사의 상황을 지속하기 힘든 시점에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좀비주식'의 급등락에는 주가조작이라는 배경이 있다는 얘기다.
한계 상황에 이른 기업의 대주주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담보로 사채를 끌어들인 뒤 이를 통해 주가를 조작하는 형태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주주가 별다른 이유없이 바뀌거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이 잦은 경우, M&A 루머가 돌거나 신사업 진출 공시를 하는 경우 등이 좀비 주식의 행태라고 지적한다.
또한 M&A 관련 호재를 터뜨리거나 M&A가 성사됐더라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실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문헌식 NH농협증권 스몰캡 팀장은 "한계기업의 경우 M&A 이슈와 같은 호재가 있더라도 쳐다보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내부자도 아니고 제대로된 정보도 없이 불나방 같이 뛰어드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