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내달부터 지방은행과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인수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M&A 때마다 불거진 '승자의 저주(경쟁에서 이겼지만 과도한 비용 탓에 후유증을 겪는 상황)'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선 경남은행 인수를 둘러싸고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입찰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우투증권 인수전에는 인수 목적보다 '가격'을 높이기 위해 경쟁사들이 대거 몰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정부는 경남·광주은행 등 지방은행계열 매각과 관련해 '최고가 낙찰 원칙'을 제시했다.
정부가 해당 지역의 강한 반발을 고려해 정무적인 판단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지만, 최고가 낙찰 원칙이 지켜질 경우 유력 인수 후보군인 BS금융과 DGB금융의 뜨거운 입찰 경쟁이 예상된다.
두 지주사 모두 경남은행에 대한 강한 인수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인수전이 과열될 경우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경남은행의 연간 순이익이 1800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예금보험공사 지분(56.97%)과 프리미엄을 더해 경남은행 인수가격은 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인수가격이 2조원에 이를 경우 두 지주사 모두 어느 정도 출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의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경남은행의 인수가격이 2조원을 훨씬 넘어가면 '승자의 저주'라는 얘기가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은행산업이나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크게 과열양상으로 치닫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반면 8월에 매각이 본격화되는 우투증권의 경우 지방은행계열과 전개되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KB금융지주(KB투자증권)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현재 산은금융지주(KDB대우증권),농협금융지주(NH투자증권), 기업은행(IBK투자증권)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일부 사모투자펀드(PEF)와 외국계 금융사가 인수전에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KB금융의 우투증권 인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다른 경쟁사들이 인수 목적보다 '가격 올리기' 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B금융이 우투증권을 인수하고 KB투자증권과 합칠 경우 업계 판도는 순식간에 달라진다. 증권업계에서 우투증권과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증권(산은금융지주)과 삼성증권 등이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이번 매각에서는 우투증권 등 증권계열 인수전이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부 경쟁사들이 인수가격을 높이기 위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우투증권 매각을 둘러싸고 승자의 저주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경쟁사들이 우투증권 인수전에 참여해 인수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KB금융의 우투증권 인수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2006년에는 신한지주가 당시 LG카드를 주당 7만원 가까운 고가에 인수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선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