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연방파산법에서 배우라".
그리스 구제금융 과정에서의 판단 실수를 인정한 IMF에 대해 위기 해결 방식을 바꾸고 미국식 파산보호제도와 같은 접근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리 쿠마르 글로벌 스트래티지의 코말 스리 쿠마르 대표는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IMF의 판단 착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지난 82년 멕시코 외환 위기나 90년대 아시아 외환 위기 해결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다면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며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IMF는 최근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제시된 긴축 프로그램이 경제에 미칠 타격을 간과했으며, 부채 전망에 큰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지난 3년 동안 IMF는 그리스 부채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해왔지만 당시 그리스는 구제지원 조건 중 상당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도 시인했다.
IMF의 실수는 과거부터 반복해서 발생했다. 멕시코의 경우 82년 위기가 처음 시작됐지만 지원 프로그램(브래디 플랜)이 가동된 것은 7년이 지난 시점으로, 뒤늦은 대응 때문에 멕시코가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IMF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대응 과정에서 태국과 한국, 인도네시아의 침체 심각성을 잘못 판단했다고 뒤늦은 1999년에 가서 인정하기도 했다.
쿠마르 대표는 이처럼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각국 위기의 원인이 실질적인 상환 능력 상실에 있는 것을 IMF가 단순한 유동성 부족으로만 판단한 데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갚지도 못할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만 유념해 문제를 키웠고, 외국인 민간투자자들이 대출 채권을 액면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민간 투자가 유입되기 힘들게 했다. 또한 민간 신용시장이 제 기능을 못한 상황에서 부채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 큰 수준으로 정부 지출을 줄이고 고용 삭감을 단행해 경기 하강 악순환이 생길 수 박에 없었다는 것.
그리스의 경우에도 강제적으로 기존 채권자들이 일시적으로 손실을 감수하게 해야 채무비율이 줄고 신규투자자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단 얘기다.
쿠마르 대표는 미국의 파산보호제도인 ‘챕터11’ 방식을 도입해서 지금처럼 기존 대출자들이 손실을 회피하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타격을 받는 현재의 국가부채 구조조정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대규모 경상적자가 지속되며 통화가치가 급격히 약화되는 등 지표가 악화되면 기존 부채가 액면가치보다 낮은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로이카의 권력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 하에서 채권단과 정부가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상의해야지 정부가 투자 유치를 위해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파산법의 '챕터11'은 기업의 청산보다는 존속에 목적을 두는데,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기업에 대해 법원의 감독 하에 채무상환이 일시 연기되고 기업은 정상적 경영 활동을 하면서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경우 채권단은 부채출자전환이나 기존 채권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기다리면서 회수를 중단하는 선택을 하게 되며, 경제가 빨리 회복되면 모든 주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쿠마르 대표는 IMF가 실수를 인정한 만큼, 새로운 위기관리 체계를 확립하여 경기 악화를 막고, 신속히 시장 매커니즘을 도입해 다양한 관계자들의 목적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