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인기가 높던 아시아 현지통화표시 채권이 최근 전 세계 금리상승과 함께 환율마저 상승하면서 '이중고'에 직면했다.
그 동안 필리핀 페소화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아시아 현지통화로 발행되는 채권의 인기는 상종가였다. 그러나 HSBC가 산출하는아시아로컬본드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3%나 하락했다. 지난 2012년에 9%에 가까운 투자수익률을 제공해 서구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시장이지만, 최근에는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정책을 조만간 회수하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미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동시에 달러화 역시 강세 통화로 부상했다. 특히 달러화의 강세는 신흥시장통화에 대해 두드러졌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이러한 변화를 로컬본드 비중을 줄이라는 신호로 간주했다.
715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채권투자 담당은 "오로지 아시아 현지통화표시 채권만 일방적으로 매수하던 지난해와는 정반대로 상황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에는 이 지역 현지통화표시채권 비중을 줄였다고 밝혔다.
지역 기업들은 로컬본드보다는 달러본드 발행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딜로직(DeaLogic)의 자료에 의하면, 올들어 현재까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로컬본드 발행 규모는 945억 달러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나 감소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발행된 아시아지역 로컬본드는 2738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까지 신흥시장 기업들은 은행보다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이 확인됐다.
딜로직의 자료에 의하면 2분기 들어서 최근 3개월 동안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기업들 자금조달은 은행 신디케이티드론이 37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까지 급감한 반면, 채권발행 규모는 1227억 달러로 66%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저금리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이 유리해진 점도 있지만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유로존 은행들이 철수했기 때문이다. 바젤III 자본규제 강화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에 대해서는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만큼, 기업 대출에서 채권인수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란 분석도 있기는 하다.
이 가운데 일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최근 아시아 현지통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고 해도 여전히 로컬본드의 이자율이 선진국보다 높고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높은 성장잠재력이 다시 투자 자금을 끌어모은다면 이 지역 통화들이 다시 크게 절상될 수 있다고 본다.
1조 4000억 달러나 되는 대형 자산운용사인 JP모간 애셋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창 아시아 채권헤드는 "장기적인 전망에서 보면 아직 로컬본드에 대해 낙관적이며, 앞으로도 높은 성과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딤섬본드', 즉 역외 위안화표시채권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본다. 올해 1.5% 가량 절상된 위안화는 아시아 통화들 중에서 평가절상된 몇 안되는 통화들 중 하나라고 창 헤드는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경쟁적인 금리인하 시도와 거시건전성 정책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는 점은 이 시장의 또다른 변수다.
지난주에는 태국 중앙은행이 바트화 강세 억제를 위해 자본통제를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경고음을 냈다.
411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알리안츠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채권수석 데이빗 탄은 "이 지역은 항상 자본통제 가능성이 우려되는 곳"이라면서, 최근 바트와 말레이시아 링깃화표시 채권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