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탄탄한 경제성장과 해외 자금 유입으로 상승 랠리를 보였던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최악의 투자처로 전락했다.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뒷받침되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철퇴를 맞은 셈이다.
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유동성이 밀물을 이루면서 상승 열기를 과시했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국 증시가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의장의 자산 매입 축소 언급 이후 이달 3일까지 각각 3.5%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펀드메니저들이 동남아 증시에서 총 16억달러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3개 증시는 지난 4년간 동남아 이머징마켓의 주식시장 랠리를 주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유동성 유입이 최근 썰물로 탈바꿈한 데 따라 주식시장은 내림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릴리게어의 빈센트 페르난도 아시아 지역 리서치 헤드는 “동남아 이머징마켓은 투자 자금을 빼내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매수 기회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2일 이후 이달 3일까지 필리핀 증시는 10% 가까이 급락했고, 태국 증시 역시 5% 가까이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증시는 3.6% 하락했다.
이는 MSCI 월드 지수의 낙폭인 2.8%와 S&P500 지수 낙폭인 1.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필리핀 증시는 94개 주요 증시 가운데 낙폭이 네 번째로 컸다.
같은 기간 태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억6900만달러를 기록해 이들 이머징마켓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값싼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것이 지배적이 의견이다. 연준이 실제로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경우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베르딘 자산 운용의 아디테프 바나브리크샤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QE에 대한 최근 언급이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에 나설 정당성을 제공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