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코스닥 시장 주변에서 'Again 2000' 이라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초호황을 구가하던 지난 2000년과 같은 랠리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2000년 당시 벤처 붐을 타고 코스닥 기업 주가가 무작정 올랐던 데 비해 올해 상승은 '이유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기업 자체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과 글로벌 증시 상승세,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우상향 곡선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35포인트(0.58%) 내린 573.35로 마감했다. 전날까지 4일 연속 오르며 5년만에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시장에서는 코스닥이 600선을 돌파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코스닥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는 것이 이유다.
윤창보 GS자산운용 운용본부총괄 전무는 "IT부품 기업 등 코스닥 기업의 이익 구조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다"며 "꾸준히 증가하던 중소기업 부도율이 지난해 3~4 분기 이후 정체 상태인 것을 볼 때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많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기업들이 대체로 멀티플과 성장성이 좋다"며 "경기 성장이 둔화될 때 성장주는 희소성에 힘입어 더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에서 중소형주가 강세를 이어가는 것도 코스닥에 힘을 실어준다. 국내 증시에서 대형주들이 실적 감소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부진한 것도 코스닥으로 매수세를 이동하게 한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는 "우리 증시가 대형주들의 실적이 부진하고, 글로벌 경기 개선 수혜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살 만한 대형주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 수혜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박근혜 정부는 중소중견기업 육성, ICT 융합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창조경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기치로 중견기업과 IT 육성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코스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거엔 대개 수출·대기업 위주였으나 이번엔 내수·중소기업 위주의 정책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 내부적으로도 상승할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9년 이후 형성된 박스권(450~550)을 상향 돌파한 데다 수급 측면에서도 중소형주 펀드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외국인까지 매수를 늘리고 있어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상승 속도 및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부담과 나아가 이미 조정이 시작되고 있다는 목소리다.
윤창보 전무는 "과하면 부러질 것"이라며 "오늘 코스닥이 하락세로 꺾이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이제 정상화 과정에 들어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유승민 이사는 "밸류에이션이 현재 2.0배 수준으로 역사적 최고치인 2007년의 PBR 2.3배에 이미 근접해 있다"며 "당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580p 이후부터는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으로는 종목별 옥석 가리기에 더욱 철저해야 할 것이란 조언이다.
원종준 대표는 "코스닥을 좋게 보긴 하지만 속도 상 과한 부분이 있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꼭지를 잡을 수 있다"며 "저평가된 종목도 많은 반면 별 다른 이유 없이 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그저 오른 종목도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