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형만한 아우는 없다던데...” 백화점의 동생 정도로 취급받던 홈쇼핑이 부쩍 몸집을 키우며 형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오쇼핑의 시가총액은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약 2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신세계의 시가총액은 2조3100억원. 두 회사의 시총 차이는 200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CJ오쇼핑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를 감안하면 곧 추월할 기세다.
CJ오쇼핑은 홈쇼핑 'Big 3'(CJ오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크고, 신세계는 백화점 'Big 3'(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중 가장 적긴 하지만 두 회사의 시총관계가 역전된다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큰 상징성을 갖는다. 몇년새 제자리 걸음을 한 백화점주와 성큼성큼 커온 홈쇼핑주의 궤도와 맞닿아 있어서다.
홈쇼핑 업계의 성장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올 초 대비 CJ오쇼핑 주가(전일 종가 기준)는 26% 가량 올랐고,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도 22%, 48% 가량 상승했다. 반면 같은기간 현대백화점만이 20% 정도 올랐을 뿐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5% 내외의 상승에 그쳤다.

매출액과 이익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형님이 우월하다. 백화점 3사의 총매출액은 지난해 롯데쇼핑 25조120억원, 신세계 2조2967억원, 현대백화점 1조5200억원이다. 홈쇼핑 3사인 CJ오쇼핑 1조770억원, GS홈쇼핑 1조200억원, 현대홈쇼핑 7605억원보다 한참이나 크다.
그렇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홈쇼핑이 백화점을 앞선다. 이날 기준 백화점 3사의 올해 예상 수익기준 평균 PER은 15.35(롯데쇼핑 12.37, 현대백화점 17.11, 신세계 16.58)인데 반해 홈쇼핑 3사의 평균 PER은 15.54(CJ오쇼핑 16.65, 현대홈쇼핑 17.08, GS홈쇼핑 12.9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과 홈쇼핑의 차이에 대해 두 업계가 대체관계를 이루며 '파이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홈쇼핑과 백화점의 주력 매출 품목이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한상화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 트렌드가 고가 혹은 저가로 양극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중가를 사느니 홈쇼핑에서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물건을 사려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가시적이지는 않지만 백화점의 매출이 홈쇼핑으로 전이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심리가 바짝 얼어붙은 것도 백화점보다 저렴한 홈쇼핑에 호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홈쇼핑 매출 중 패션과 이미용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주문금액 기준으로 패션과 이미용 부분이 2011년 44%에서 작년엔 50.5%로 올라 홈쇼핑 매출의 주축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홈쇼핑이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미디어 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반면 백화점은 아울렛 외에 마땅한 성장전략이 없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 신세계가 여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처음 오픈한 이후 대형 유통업체에 의해 아울렛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백화점의 낮아진 출범 여력을 아울렛으로 높일 수 있어 아울렛이 유통업체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공행진하는 홈쇼핑의 주가에 거품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한 유통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매출과 달리 기타 부분에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밸류에이션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우려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홈쇼핑의 주가는 TV를 플랫폼이 기반인만큼 홈쇼핑 본업 외의 기타 가치가 합산될 뿐 거품과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