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정은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정책에 힘입어 탄생한 녹색성장펀드가 '녹색'과 '성장' 둘 다 놓친 채 잿빛으로 변해버렸다. 펀드가 주로 투자했던 태양광,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관련산업과 4대강 사업 관련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결과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녹색성장펀드의 지난 2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37.10%, -12.9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15.78%, 9.54%를 기록한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부진한 성과다.
수익률이 곤두박질치자 투자자들 또한 국내녹색성장펀드를 속속 떠나고 있다. 연초 이후 국내녹색성장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39억원이고, 1년간 911억원의 뭉칫돈이 사라졌다. 2009년 당시 출시됐던 펀드들의 설정액은 3230억원에서 1174억원으로 1/3가량으로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의 말로(末路)'라는 말로 진단했다. 정권에 의존해 탄생한 펀드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정책을 밀어부쳤던 정권이 바뀌니 자연스레 힘이 빠지면서 관련 펀드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선진국 및 중국의 경기침체 등을 겪으면서 녹색성장과 관련있는 태양광, 신재생에너지들의 업황까지 동반 추락한 것도 녹색펀드의 불운을 부채질했다.
현재 녹색성장펀드들이 투자한 종목들도 녹색과 무관한 것이 많이 이름만 '녹색펀드'라는 비판도 듣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그린증권투자신탁1호[주식] 종류A'는 삼성전자가 16.71%로 제일 많고, 현대차가 4.63%로 그 뒤를 이어서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그린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GS건설과 현대건설이 비중을 각각 6.6%, 5.1%씩 차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녹색성장기업으로 불릴만한 기업들이 상장과는 거리가 먼 중소기업들이 많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풀리면서 대기업들이 녹색성장에 관심을 보이자 운용사들이 포트폴리오에 끼워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도, 성장도 놓친 국내 녹색성장펀드가 정상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사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는 국내와 달리 녹색성장에 대한 분위기가 오래전부터 꿈틀거렸고, 이런 부분들이 다시 반영되면서 살아나고 있다"며 "반면 국내 녹색펀드의 경우 테마주의 성격이 짙어 한 번 놓친 분위기를 다시 회복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서정은 기자 (lovem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