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다국적 기업으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서정진 회장의 폭탄 발언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흘간 증발된 돈만 1조원을 훌쩍 넘는다. 4조 5000억원에 달하던 시총도 3조 10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닐 것 같다는 점. 연일 터져나오는 셀트리온의 주식담보대출 이슈, 실적 이슈가 양파껍질 벗기듯 벗겨지며 추가 폭락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19일 장 마감 현재 하한가 매도 잔량(약 288만주) 등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땐 내주 열리는 주식시장에서도 추가 하락 우려가 높아 보인다.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공매도세력의 '승', 서정진 회장의 '패'가 분명한 듯하다.
여의도 증권가와 바이오업계 전문가들 역시 서정진 회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시장의 의문은 셀트리온 예상대로라면 두 달안에 유럽의약품청(EMA) 허가가 떨어질 것이고 그럴 경우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문제도 해결될텐데 왜 이 시점에 폭탄발언을 했느냐다.
이를 두고 최근 박근혜 정부 들어 주가조작에 대한 처벌 강화책이 강도높게 논의되는 시류에 편승, 이참에 공매도세력의 배후를 파헤치겠다는 서 회장의 의도가 아니었겠냐는 얘기도 들린다.
증권가에선 주가란 것이 시장원리에 따라 등락이 불가피하고 결국 실적에 따라 수렴하는 본질이 있음에도 수천억원을 들여 주가부양을 해왔다는 점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으로 꼽는다.
10년 이상 제약 바이오분야를 커버해온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기업경영에만 신경을 쓰면될 것을 왜 주가에 그리 반응하다 이런 상황을 몰고 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인위적인 주가관리를 하려고 하니 공매도가 끊이질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 주가부양 노력은 최근 1년간 집중됐다. 무상증자(2012.5), 주식배당(2012.12), 전환사채 발행(2013.2), 자사주 취득결정(2013.4) 등 주가부양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 하지만 공매도 이슈가 본격화된 2011년부터 이어진 2년여의 주가부양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다.
서 회장은 "1조5천억원을 투자해 사업하는 기업이 5000~6000억원을 주가방어를 위해 쏟아부었지만 더이상 견디기 어려웠다"며 "때문에 정부에 SOS를 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왜 이처럼 주가방어에 예민했던걸까. 서 회장의 잠적설, 임상 실패설, 분식회계설 등 루머가 끊이지 않긴 했지만 공매도 비율이 셀트리온(5.1%)보다 훨씬 높은 70여개의 여타 상장기업들과 달리 셀트리온의 대응은 지나치게 예민했다는 것. 이를 두고 시장에선 과도한 주식담보대출과 소액주주들과의 지나친 연대를 배경으로 지목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우리은행과 농협 등에서 2480억원의 자금을 차입한 상태다. 계열사인 셀트리온GSC의 주담보를 합치면 그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에는 셀트리온 소액주주가 경영하는 부동산관련 회사에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557억원)도 포함돼 있다.
결국 서 회장이 셀트리온 주가방어에 그토록 예민했던 이유가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가 주된 이유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제약회사를 이끌어 가는 CEO는 "자사주취득은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주가가 하락할때 주가안정 차원에서 하는데 주로 잉여금이나 자체 벌어들인 돈으로 이뤄진다"며 "셀트리온처럼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주담보를 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라고 전해왔다.
한편 서 회장 발언 시점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 회장 개인을 놓고 보면 두 달만 참았다 팔고 나가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공매도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