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LIG건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를 받고 있는 구자원 LIG 회장 3부자(父子)의 첫 증인심문 공판이 약 10시간에 걸쳐 치열하게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는 처음으로 우리투자증권 신탁부에 근무했던 A 부장과 LIG건설 경영기획본부 자금팀에 근무했던 B 차장이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5차 공판은 LIG건설이 CP를 발행하고 부도내기까지의 과정 등에서 검찰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날 공판의 가장 쟁점이 된 것은 LIG건설 최대 CP 판매회사인 우리투자증권에게 거짓 정보를 줬느냐에 대한 점이었다.
A부장에 증언에 따르면 그는 2011년 초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건설업계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효성그룹의 진흥기업이 쓰러지자 LIG건설 측에 회사 현황 자료 등을 요구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LIG건설 측은 우리투자증권에 제공한 CP 관련 IR자료 및 LIG건설 현황자료 등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써있다는 점을 집중 추궁했다. 증거자료에 따르면 LIG건설은 신용도 보강을 위해 LIG건설 현황자료를 제출하면서 현재 사업부지의 전망이 밝은 것처럼 소개했지만 이중 일부는 내부문건에 따르면 극심한 손실을 보는 악성 사업장이었다.
더불어 LIG건설은 우리투자증권에 제공한 IR자료를 통해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진 뒤에 부채비율이 130%고 차입금이 2900억원대로 줄어든다고 밝혔지만 실제 당시 내부에서 작성된 유상증자 시나리오에 따르면 800억원의 유상증자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완존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는 정도’에 불과했다.
결국 이 정보를 토대로 CP를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은 고객에게 거짓 정보를 준 셈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이 LIG건설에 CP 담보를 요구하자 손실을 보고 있는 사업장을 담보로 잡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IR 문건을 작성한 B씨는 “당시 기획팀이 작성한 문건이라 추정치만으로 자료를 만들었다”며 “담보 역시 A부장이 형식적인 담보를 요구했기 때문에 이뤄진 일”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 측 변호인은 “사업손실과 담보로서의 가치는 별개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는 LIG건설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우리투자증권의 CP 매입 중단에 대한 논란도 다뤄졌다.
당초 LIG건설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리투자증권이 CP 매입을 중단키로 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증언대에 선 A부장은 “LIG건설의 CP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CP매입을 중단하면 기존 CP 구매고객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매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B씨는 “직접 언급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CP 매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을 했고 이를 회사에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B씨는 이같은 내용을 회사 내 보고서로 작성해 보고했고, 이날 저녁 이사회가 소집돼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검찰 측은 “LIG건설은 이날 자금담당 임원이 그룹에 자금을 이메일로 요청했지만 요청하고 거절받기까지 불과 20분에 불과했다”며 “보통 이렇게 자금을 요구하나, 비상식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 측은 LIG건설의 내부자료인 ‘워크아웃 시나리오’를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이 증거자료는 워크아웃 시나리오가 아닌 워크아웃에 대한 일반적인 절차를 안내하는 정도의 자료일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재판과정에는 LIG건설 측이 금감원 조사 및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자료를 파기하고 일부 서류를 조작하는 등 증거인멸 및 조작행위를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B씨는 자료파기를 지시받았냐는 검찰 측 질문에 “업무에 당장 필요한 자료 말고는 모두 컴퓨터에서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LIG건설 측은 국가정보원 등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복구가 불가능한 방법으로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B씨의 진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