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미국 은행권 예금이 급증, 사상 최고치로 불어났다. 경기 하강 리스크가 높아진 데다 고용 불안에 미국 가계가 보수적인 행보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의 데이터에 따르면 은행권 예금이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8.7% 증가한 9조 17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인 동시에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을 2조 달러 넘어서는 수치다.
연초 이후 은행권 대출은 3.7% 증가한 7조 17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예금과 대출 잔액의 격차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당시에는 대출 잔액이 예금액을 2050억 달러 앞질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가 소비보다 부채 축소에 줄점을 두고 있는 데다 은행권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진 결과로 풀이된다.
RBC의 제러드 캐시디 여신 담당자는 “가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대출 수요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은행권은 예금 1달러 당 대출을 78센트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권에서 판단하는 최적 수준인 90% 중반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웰스 파고의 존 스텀프 최고경영자(CEO)는 예금 1달러 당 대출을 1달러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웰스 파고의 대출은 예금 1달러 당 80센트에 그치는 실정이다.
사정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미국 은행권의 기업 예금액은 지난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을 당시 7조 1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리먼 파산 이후 예금액은 29% 급증했으나 대출 증가율은 2%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디트사이트의 프리 드 실바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현금 자산을 쌓아둔 상태”라며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대출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저금리를 이용한 회사채 발행도 기업의 은행 대출이 위축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초 이후 미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3조 9000억 달러로 지난해 3조 29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