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320d 등 고공행진…국산차 소비자→수입차 전향 구조 낳아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수 시장에서 토요타와 BMW에 대한 대응력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와 BMW의 인기 차종 판매 증가가 국산차 소비자를 수입차로 전향하는 구조를 낳고 있어서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올들어 10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114만4552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량은 10만7725대(KAIDA)로 지난해 총 판매량인 10만5037대를 이미 초과했다. 사상 최대 판매치인 지난해 판매량을 10개월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 같은 수입차 시장의 고공성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등이 다양한 차종을 출시한 가운데 올해는 BMW 320d와 토요타 캠리의 판매 증가가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차종의 10월까지 총 판매량은 8616대로 이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7.9%다.
캠리(하이브리드 포함)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6107대가 판매, 올해 연간 판매 목표인 7200대 달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앞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캠리 판매 목표를 연간 6000대로 정했다가 월 100대씩 추가해 7200대로 늘렸다.
320d 역시 지난 2월 출시후 10월까지 3976대가 팔리는 등 베스트셀링 수입차인 BMW 520d를 추격 중이다. 캠리와 320d 등 주요 차종이 국내 수입차 시장 성장을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수입차 업계 한 임원은 “국내 수입차 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아우디, 폭스바겐 등 주요 차종의 독주 체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MW가 지난달 1 시리즈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A 클래스, 폭스바겐 신형 골프 등 3000만원대 모델이 출시,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3000만원대 자동차 시장을 주목해야 이유는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저항성’이 낮아서다.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7 등 3000만원대의 국산차 소비자들은 비슷한 가격대라면 수입차로 전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 국산차 소비자의 수입차 구매의향은 해마다 오르고 있다. 자동차 품질 조사 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2007년 5.1%인 수입차 점유율은 올해 10%(8월)로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수입차 구매의향률은 11.5%에서 15.5%로 뛰었다.
이런 맥락에서 캠리와 320d는 올해 국내 수입차 점유율 및 구매의향률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국산차 소비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선 토요타와 BMW에 대한 대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국산차 소비자가 빠르게 수입차로 이동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산차 업체가 대응 강도를 높여야 할 수입차 업체는 토요타와 BMW”라고 강조했다.

* 사진설명 : 수입차 점유율 변화가 구매 의향률로 이어졌다. 2007년 5.1%인 수입차 점유율은 올해 10%(8월)로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수입차 구매 의향률은 11.5%에서 15.5%로 뛰었다<마케팅인사이트 제공>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