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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예산안] 5년차 MB정부 '균형재정회복' 공언, 결국 ‘물거품’

기사입력 : 2012년09월25일 12:48

최종수정 : 2012년09월25일 14:44

- 이명박 대통령 2011년부터 거듭 주장, 연말 대선 앞두고 정치적 후퇴

[뉴스핌=이기석 기자] 이명박 정부가 주창해 온 ‘2013년 균형재정 회복‘이라는 꿈이 물거품이 돼 버렸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재정수지를 ‘균형’(0)이 아니라 ‘적자’로 편성했고, 정부의 공식 대표기구인 국무회의에서 의결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경기진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조합점을 찾는 정도로 물러섰다고 에둘러 답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내년 예산을 ‘균형재정 기조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균형재정을 회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1년부터 줄곧 2013년 균형재정 회복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연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집권 5년차 정부의 한계로 분석된다.

아울러 정부의 예산편성이 정치적인 과정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정부가 매년 바꾸고 또 바꾸더라도 구속력이 없는 중기재정계획을 대체할 새로운 재정준칙 등 재정통제장치를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김동연 제2차관(가운데)이 <2013년 예산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말부터 지난 6월까지 내년 재정은 재정적자 상태에서 재정수지 제로(0)인 균형으로 회복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적자' 수준에서 편성했다.

◆ 이명박 정부 마지막 집권 5년차, 결국 균형재정회복 ‘포기’

25일 기획재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13년 예산안: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을 제출, 심의하고 정부안으로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관리대상수지를 4조 8000억원 적자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의 마이너스(-) 0.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올해 예산의 경우 관리대상수지는 14조 3000억원 적자로 GDP 대비 1.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보다는 관리대상수지가 9조 5000억원 가량 감소했고, GDP 대비로는 0.8%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관리대상수지는 정부예산상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흑자분을 제외한 수지규모를 나타낸다.

사회보장성기금은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 사립학교교원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6개군으로 구성돼 있다.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는 장래 연금지급에 대비해 적립을 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또 우리나라의 경우 초기단계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국제적으로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흑자분을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를 재정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정부의 2013년 예산안은 총수입이 373조 1000억원으로 올해인 2012년 예산보다 8.6%가 증가했다. 국세수입 216조 4000억원을 포함한 예산수입이 253조 8000억원이고 기금수입이 119조 3000억원이다.

또 총지출은 342조 5000억원으로 2012년 예산보다 5.3% 증가한 수준에서 편성했다. 이 중 예산이 242조 4000억원이고, 기금이 100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규모는 30조 6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의 흑자분 35조 4000억원을 빼면 관리재정수지는 4조 8000억원의 적자가 된다.


◆ 이명박 대통령, 2011년부터 2013년 균형재정회복 ‘공언’

정부는 지난 2012년 예산을 짜던 2011년 하반기부터 올해 2013년에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대외의존도가 큰 불균형 경제구조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과 자본유출입을 완화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급속히 유출되고 금융기관의 해외차입에 대한 상환 요구 등으로 해외자본이 급유츌되며, 외환보유액이 800억달러 가량 급격히 줄면서 다시 외환위기를 겪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G20 서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가운데 글로벌 위기 극복과 경제성장률 제고, 신흥국의 대외자본 유출에 대한 국제공조 등을 주장했고, 국제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경제신인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던 바 였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당초 중기재정계획상 목표였던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2013년으로 1년 앞서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11년 10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2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균형재정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서 2013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약화된 재정건전성을 조기에 복원함으로써 불안정한 세계경제의 순환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2011년 11월 국회에서 <2012년도 예산안에 대한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안설명>을하면서 “건전재정은 거시정책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안전판이며 그 나라 정부를 밑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핵심지표”라며 “약회된 재정건전성을 빠른 시일 안에 회복해야 하는 이유”라고 부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2년 이래 줄기차게 2013년 균형재정을 회복하겠다고 거듭거듭 강조해 왔다. 또 이를 <2011~15년 국가재정운영계획>에 담아 2013년에는 균형재정을 회복하고, 2014년 이후에는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명문화했다.

또 지난 6월말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한 자리에서도 유로존 재정위기가 국내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재정건전성이라고 보고 국가 및 지방 재정, 그리고 공기업 부채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수치상으로 오는 2013년까지 관리대상수지를 균형(0)으로 회복하기로 하면서, 올해 14조원의 관리대상수지 적자규모를 지출구조조정 및 국채상환 등을 통해 줄이겠다고 했었다. 이를 위해 하반기 경제활력대책도 추경 등을 편성하지 않고 재정지출을 우회하는 공공투자방식으로 전환했었다.


◆ 정부 균형재정 고심 토로, 중기재정전망 논리 빈약, 재정준칙 도입론 제기

그렇지만 정부는 이번에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다시 편성, ‘2013년 균형재정 회복하고 2014년 이후 흑자기조를 유지한다‘는 문구를 폐기하고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2014년 이후 흑자규모를 확대한다‘고 대체해 놨다.

박재완 장관은 “유로존 위기의 장기화 등으로 수출과 국내 경기가 둔화되면서 세입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균형재정기조는 유지하면서도 재정의 경기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두 가지 역할을 한꺼번에 쫓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김동연 제2차관은 “내년도 예산을 짜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하는 것이었다”며 “내년도 관리대상수지가 GDP 대비 마이너스(-) 0.3%로 된 것은 총지출을 늘려 경제활력을 회복하는 것과 균형재정 사이의 절묘한 조합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차관은 “균형재정을 포기하면서까지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다만 균형재정의 범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고 내년은 올해 GDP대비 마이너스(-) 1.1%에서 0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를 거치는 것으로 봤다”고 에둘렀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했던 '2013년 균형재정 회복‘은 폐기됐으며 오는 2014년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올해 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경기진작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로서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셈이 된 것이다.

한편 정부가 5년간의 중기재정계획을 세워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예산편성 등 국가재정을 관리한다는 방안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총선이나 대선 등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바뀌고 또 정부가 이를 바꿔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겸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민주통합당의 안민석 의원은 “정부의 중기재정운용계획은 허구와 허상으로 가득차 있다”며 “정부의 이번 예산안 편성은 GDP성장률을 연평균 7%를 전제로 짠 것으로 중기재정전망이 빈약한 논리 위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세연구원의 조원동 원장은 “정부의 중기 재정운용계획은 정부의 계획일 뿐이며 매년 바뀌고 또 구속력도 없다”며 “결국 예산과정이 정치과정이라는 점에서 정치과정의 진폭을 줄이기 위해 재정통제장치로서 OECD 기준에 맞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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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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