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언제부턴가 통신시장은 국민소득이나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분야로 자리잡았다. 이로 인해 통신사업자들은 매번 시민단체나 소비자들의 민원에 시달렸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도입된 지난 2009년 말부터 이같은 현상을 더욱 심화됐다. 이동통신시장도 콘텐츠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올해는 유달리 통신시장에서 굵직한 이슈가 연초부터 쏟아져 나왔다. 상반기를 강타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KT의 스마트TV 망접속 차단, 시민단체의 이동통신 요금 원가공개 등 바람잘날 없는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이동통신 요금 원가공개가 최근 소비자와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법원에서 사업자에게 요금 원가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즉각 반발하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이동통신사업자와 그 뜻을 같이 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사업자보다 발벗고 나서며 법원의 부당함을 토로한 곳이 방통위다. 사업자들이 요금 원가공개가 어렵다는데 왜 방통위가 나서서 뒤처리를 도맡아 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아무튼 방통위는 지난 20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부분적으로 원가공개 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법원 발표 직후 즉각 항소하겠다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그런데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정작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항소하겠다는 뜻을 은근히 내비친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소송에서 가장 핵심이되는 원가공개와 영업전략이 담긴 ‘요금인가신청서’를 항소 항목에 살그머니 포함시켰다.
방통위 입장데로라면 이번에 발표한 원가공개 부분은 통신시장에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들이다.
방통위가 공개한다는 이동통신 원가 관련 영업보고서 자료(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영업통계, 역무별 영업외 손익명세서, 영업통계명세서)는 각 통신사 IR이나 회계자료만 들춰봐도 이미 공개 된 부분이다. 새삼스레 방통위가 공개하겠다고 말하지 않아도 됐을 법한 내용들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나 소비자들은 방통위의 이같은 생색내기식 발표에 실소를 머금고 있다. 국민을 대변하는 정부부처가 오히려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저질렀으니,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 부지기수다.
이번 방통위의 이통요금 원가공개 대응은 개그 프로그램에 어울릴 법한 행동을 보여줬다. 마치 동문서답하는 만담과 다를 바 없는 방통위의 개그에 이동통신사업자는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치고 있고, 소비자들은 어이없는 허탈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요즘 방통위에 대한 레임덕이 시장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레임덕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우유부단하고, 사업자 눈치만 보는 정부라면 국민의 신뢰를 바라기에는 과분한 욕심이 아닐까. 정권 말기에 너무 안일한 생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방통위 스스로가 생각해 볼 문제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