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경기가 동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뉴타운 사업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새 아파트값은 떨어졌는데 사업비와 추가부담금은 오히려 늘어 조합원들이 거두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업추진 주체가 있는 흑석9구역, 장위4·10·11·12구역 등 39개 재개발·뉴타운 구역이 서울시에 자발적으로 실태조사를 신청했다. 사업이 여의치 않으면 개발을 포기하기 위해서다. 조합설립 동의자의 과반수,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구청장에게 신청하면 추진위원회 및 조합을 해산할 수 있다.
이중 뉴타운사업의 '알짜' 지역으로 꼽히는 흑석9구역은 개발이익을 둘러싸고 조합원들 간 마찰로 시끄럽다.
사업추진을 주도한 흑석9구역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조합설립 조건인 주민동의서 75%를 받아 구청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사업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은 구역지정 해제를 원하고 있어 양측간 마찰을 빚고 있다.
반대측 조합원들은 추진위가 주민동의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하는 등 불법이 자행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조합설립 주민동의서 75%도 조작됐다는 보고 있다.
흑석9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정황이 포착되는 등 추진위원회의 비리가 드러났다”며 “지난 4월 30일 조합설립 주민동의서 75%가 확보됐다는 주장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7월 21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창립총회에서 조합설립 기준을 넘겼다고 홍보해 조합원 찬성을 불법적으로 유도했다는 것.

양측이 대립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낮은 사업성 때문이다. 추진위가 초기 3.3㎡ 당 1080만원을 제시하던 조합원의 새 아파트 분양가격은 최근 3.3㎡ 1560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감정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된 데다 사업비 증가가 가장 큰 이유라는 것. 또한 적용된 감정평가액도 시세대비 너무 낮다고 주장한다.
비대위측은 감정평가 금액이 주택의 경우 3.3㎡ 당 800만~1500만원, 상가는 3.3㎡ 당 2500만~3000만원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는 주택과 상가의 현시세 각각 2000만~2500만원, 3500만~4000만원보다 많이 적은 금액이다.
때문에 비대위는 구역지정 해제를 신청한 후 사업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일단 조합원 중 동의철회서 50%를 접수해 구역지정 해제 요건을 갖춘다는 것. 지난 8월 6일부터 동의철회서를 접수해 현재 27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총 조합원이 760명인 점을 감안하면 100여명을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흑석9구역 내재신지키기 관계자는 “불만이 높은 조합원은 감정평가 금액을 높이 책정하고, 협조적인 조합원은 낮게 적용되는 등 ‘고무줄’ 평가기준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현재 추진위를 해산하고 주민들을 위한 재개발 사업으로 새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합설립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추진위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감정평가는 적용기준에 따라 진행했고, 사업추진이 지연되면서 사업비 증가는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원이 많다보면 불협화음은 어느 정도 나올 수밖에 없다”며 “개인 실익에 따라 반대의견도 적지 않겠지만,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사업진행을 원하고 있어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흑석9구역은 최고 25층 12개동, 총 1255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형은 소형 임대아파트 215가구를 비롯해 50~60㎡ 52가구, 60~85㎡ 748가구, 85㎡ 초과 240가구로 구성된다.
이 밖에도 성동구 ‘옥수 12구역’이 사업추진 비리를 두고 조합과 조합원들 간 홍역을 치렀고, 용산구 한남2구역은 구역지정 해제 여부를 묻는 주민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