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이동통신 업계에 지난 9일 비상경보가 울렸다. 국내 휴대폰 판매가격이 해외보다 평균 24만원 비싸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던 탓이다.
소비자들은 이통사를 향해 '국내 소비자가 봉이냐'는 비판을 하고, 일부는 SNS를 통해 '제조사를 타깃삼아 소송을 걸자'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통사들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휴대폰 구매가격 산출의 기준이 되는 백 데이터가 같지 않아 믿을 수 없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보도의 원천이 된 방송통신위원회 용역 보고서 내용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비자 구매가로 봤을 땐 절대 차이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통사는 매년 거듭되는 통신비 인하 문제를 두고 지금도 속이 편치만은 않겠지만, 밥그릇 챙기기는 여전하구나' 싶어 결코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다.
이런 앞선 판단속에서 이날 오후가 돼서야 문제의 해당자료를 받아보게 됐다. 이통사의 가격정책은 일단 뒤로 가고 이 자료이 신뢰성과 전략성에 눈이 더 갔다. 주 내용은 이통사 위주로 휴대폰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휴대폰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기형적 휴대폰 유통구조를 해외처럼 유통망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보고서는 이통사 측 주장대로 국내와 해외가 똑같은 휴대폰을 출고가 기준으로 비교하고 있지만 그러나 해외는 약정할인을 조건을 포함하고 국내는 넣지 않는 등 비교대상이 달랐다. 기준이 틀리고 자료 공개시점이 요상했다.
이외에도 국내는 거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휴대폰이 거래되는데 이때 제공받는 제조사 보조금, 이통사 보조금, 대리점 보조금, 판매처 보조금 등 혜택이 보고서에는 일부 반영되지 않았다. 의도적인 자료 곡해라는 오해를 살 만도 했다.
이같은 지적을 예상하기라도 했듯, 연구 주최인 KISDI(정보통신 정책연구원)는 자료에 '단순한 수평적 비교에 대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단말가격 비교가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교적 덜 활성화된 온라인 가격을 기반으로 수행됐다는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기상 왜 이 자료가 이제서야 언론에 노출됐는 지가 또 다른 주효한 궁금거리였다는 게 기자 생각이었다.
이번 자료는 1년에 한 번 KISDI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수탁받아 연구하고 연말에 제출하는 자료이다. 175페이지에 달하는 이 연구보고서는 분명 첫 발간일자에 2011년 12월로 찍혀있다.
KISDI는 위탁업체이기 때문에 언론에 자료공개 불가능하다. 자료 이용권한은 방통위 측에만 있는 것이다.
이쯤되자 무려 7개월 전 발간된 해묵은 자료를 언론에 흘리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냉소적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기자만의 생각이었을까. 왜 이 시점에서 이런 옛날 보고서가 여론화됐는 지가 문제였다.
하나의 고리는 이렇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휴대폰 유통 다변화를 위해 휴대폰 자급제 시행에 나섰다. 방통위는 현재는 자급제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기반 확충작업 중이기 때문에 활성화가 더디지만 결국 잘 될것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있다.
이계철 방통위 위원장도 휴대폰 자급제 성과를 챙기기 위해 관련내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반드시 활성화시키라고 실무진에게 주문했다는 말도 나돈다.
이쯤되면 휴대폰 자급제 시행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핗요한 자료를 흘린 것일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자료의 내밀한 유출의 필요성을 느낀 집단이라면 국내 휴대폰이 비싸기에 휴대폰 자급제, 일명 블랙 리스트 제도가 필요하다는 걸 힘줘 말하기 위한 의도에서 이런 자료를 유포했는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갖가지 이유를 달아 휴대폰을 비싸게 받는게 사실이라면 해당 사업체는 비판받아야만이 마땅하다.
하지만 기자들도 의문을 갖고 있는, 그래서 정책의 정당성을 주입하기 위한 방통위의 '언론 플레이'차원에서 이번 '꼼수'가 있었다면 방통위는 존재가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게 의도적이었다면.
이래저래 이동통신업계는 7개월여가 지난 용역자료가 지금 왜 '요상스럽게' 나왔는지 무척 궁금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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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