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상가 창고에는 범퍼커버, 에어백, 벨트, 램프, 베어링, 필터 등 각종 모조부품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순정부품으로 위조된 라벨을 붙인 채 포장돼 가득 쌓여 있었다. 최근 중국 당국의 시장정화 활동 강화에도 불구하고 모조가 더욱 정교화된 자동차 부품들이 불법 유통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중국 공안은 이날 이 시장에서만 7곳의 불법 모조부품 유통상을 적발, 그 중 2곳은 형사 입건하고, 나머지는 행정처분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4월25일. 이번에는 중국산 모조부품들이 순정품으로 둔갑해 제3국으로 수출되는 충격적인 현장이 적발됐다. 범퍼, 베어링, 램프, 점화플러그 등 모조부품들이 모조품 전문 도매상을 통해 절강성 중소지역과 항주시 내외부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 중 상당부품은 주변 항구도시인 영파지역을 통해 제3국으로 불법 수출되기까지 했다. 중국 공안이 이날 단속한 모조품 전문 도매상 중 규모가 큰 한 곳은 형사입건된 것은 물론, 4만여개의 불법 모조제품과 함께 불법경영금 3만 위안도 함께 압수됐다.
◇국내외서 짝퉁 車부품 기승
현대모비스는 중국 당국과 손잡고 올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불법 모조부품 기획단속에 나서 28곳에 이르는 불법 모조품 생산 및 유통업체를 적발하고, 100억원 상당의 12만개 불법 모조부품을 압수해 폐기했다.
불법 모조부품 문제는 국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0년 경기 김포에 위치한 불법 모조부품 제조 및 유통업자가 서울청 광역수사대의 단속망에 걸린 바 있다. 수사대는 14억 상당의 자동차 오일필터 30만개를 불법ㆍ제조해 국내는 물론 베트남 등 제3국으로 유통하려고 한 일당을 상표법 위반으로 체포했다.
지난해 7월에도 중국산 타이밍벨트를 수입해 불법으로 현대 및 기아차 상표를 타각한 후 국내외 바이어에 유통하려한 혐의로 서울 및 부산 소재 불법 유통업체들이 적발됐다. 당시 압수된 부품은 타이잉벨트 한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4억원 상당 1만2000개에 이르렀다.
전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불법 모조부품의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 관세기구에서도 전세계 모조품 유통량이 진품 유통의 5~7%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외 사법기관 등을 통해 적발된 현대차와 기아차 불법 모조부품의 생산 및 유통 절발 사례는 총 100건으로, 금액으로는 200억원 규모이다. 통상 모조부품 유통상들이 보관하고 있는 재고가 약 3개월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발된 업체에 의해 연간 유통되는 불법 모조부품은 800억원 정도의 규모로 추정된다.
물론 이 수치는 적발된 업체만을 대상으로 추산한 것이어서 실제 유통되는 불법 모조부품의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그 규모는 갈수록 커질 우려가 있다.
◇불법 모조부품은 굴러다니는 ‘시한폭탄’
순정부품은 자동차 메이커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자동차 메이커의 주문에 의해 협력업체가 생산한 부품으로 자동차 메이커가 품질을 인증하고 메이커의 상표를 부착해 지정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부품이다.
자동차를 제작할 때 장착되는 부품과 동일한 제품으로,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해 자동차 회사가 직접 품질을 보증하고 책임을 지는 부품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반해 불법 모조부품은 저질ㆍ저기능의 값싼 재질품목을 사용함으로써 부품의 신뢰성과 품질수준이 순정부품에 비해 현저히 낮다.
특히 포장박스나 검사필증까지 위조해 외견상 순정부품과 동일하게 보이지만, 실제 성능 테스트 결과 품질수준이 조잡해 운전자의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이 각별히 주의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불법 모조부품을 순정품으로 속아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대형 교통사고 원인도 기준에 미달하는 비정품 사용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순정부품 사용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대형사고 발생 원인 중 하나가 불법 모조품인 휠볼트 사용이다. 휠볼트는 바퀴와 차축을 이어주는 중요 제품인데 불법 모조품을 사용하게 되면 볼트가 일시적으로 부러져 버리거나 바퀴가 통째로 빠져버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자동차학과)는 “저질 짝퉁부품이 큰 사고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다른 차의 안전에까지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가전제품의 짝퉁부품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지속적인 단속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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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