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럽이 통화통맹을 유지 강화하려면 정치지도자들에게 개별 회원국의 파산을 선언하고 이 나라의 재정정책을 접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주장했다.
쟝-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는 지난 17일 미국 유력 민간 씽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예외적인 경우에 개별국가의 재정정책 권한을 제어할 수 있는 대안적인 체계를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이 자리에 참석한 유수의 경제학자나 유럽 주요 인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현지 외신들은 전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유럽의 경우 합중국 형태가 되어 개별국들이 연방정부에게 재정정책의 권한의 상당한 부분을 위임하는 방식은 받아들여지기 힘들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전체 통화통맹을 위협하는 나라의 예산정책에 대해서만 유럽연합(EU)이 예외적으로 연방권력을 구사할 수 있게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트리셰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 연방주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경제 및 통화통맹을 강화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럽의 본성에도 맞는 것 같다"면서, "중앙집중화된 대규모 EU 예산 같은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외적인 경우라고 해도 이는 유럽 정치와 지배구조 면에서 일종의 도약이며, 차기 유럽의 통합을 위해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리셰의 이 같은 제안은 1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회담을 앞두고 제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삼회담을 주재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 정상들에게 취약한 세계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는 국가채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G8 회담에 이어 오는 23일에는 유럽 정상들이 성장 지원을 위한 정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모인다.
트리셰 전 총재는 이미 유럽에서는 자신이 제안한 방식으로 가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은 서로의 예산정책을 상호감시하는데 합의했으며, 과도한 예산적자가 발생할 경우 벌금과 제재를 부과하는 등 재정통제 권한을 상호 부여하고 있다.
이후 단계는 EU의 승인 없이는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나 의회가 마음대로 예산을 편성하고 재정지출을 할 수 없도록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트리셰는 강조했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