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어머니는 어릴때 가출하고 아버지는 어부라서 주로 바다에서 생활했고, 투명중이던 할아버지와 살던 학생이었습니다. 면접 이틀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상중에 면접장에온 학생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은 9일, 삼성의 첫 그룹 주관 고졸공채 최종합격자 발표와 관련해 이 같은 사례를 전했다. 인사담당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인재들도 많이 지원했고, 감동스러운 사연도 많았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은 이날 총 700명을 고졸공채로 선발했다. 당초 6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대학 졸업자보다 우수한 인재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소외계층의 학생들에게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100명을 증원했다.
삼성의 고졸공채는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그룹 주관으로 올해부터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이번 첫 고졸공채에서는 전체 지원자 수는 2만여명에 달해 30대 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상고 출신 420명, 공고 출신 220명, 마이스터고 출신 30명 등 670명이 선발됐다. 인문계 고교 출신도 30명이 합격했다.
직군별로는 사무직 410명, 소프트웨어직 150명, 엔지니어직 140명 등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성공해 보겠다는 우수한 학생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지원했다"면서 "학력 편중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우리사회의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첫 고졸공채는 삼성에게 적잖은 소득을 안겨줬다. 합격자의 20% 정도가 즉시 업무에 투입해도 될만큼 대학 졸업자보다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성공하겠다는 우수한 학생들도 기대 이상으로 많이 몰렸다.
면접을 진행한 인사담당자들도 어리게만 보이던 고등학생들이 예의를 갖추고 열정적으로 면접에 임하는 모습에 자신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계획보다 증원한 100명 중에는 농어촌지역 출신, 편부모, 보육원 출신 등으로 어려운 환경을 적극적인 노력으로 극복하고 입사 후에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의지를 보인 합격자가 많았다. 무한경쟁 체제에서 삭막하기만 했던 기존 조직 문화에 잔잔한 감동을 준 대목이다.
한 면접위원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꿋꿋이 극복하고 면접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어린 나이에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말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원기찬 부사장은 "우리 사회가 조직에서 학력에 관계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을 발굴하는게 중요하다"면서 "학력 철폐, 능력 중심이라는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분위기 유지된다면 다른 기업도 노력을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우리 사회의 문화가 바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올해 고졸 채용 규모를 당초 9000명에서 91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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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