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존 립스키( John Lipsky),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정리: 뉴스핌 김사헌 국제부장
일시: 2012년 4월 20일
Seoul Economic Forum Questionnaire
제1회 서울이코노믹포럼 사전인터뷰
존 립스키,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인터뷰 전문]
1.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가능성 있다고 보는지? 또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그리스에 이어 최근에는 스페인을 비롯한 유로존 주변국들로의 위기 확산(Contagion)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확산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며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은 어떤 것을 예상하는가? 혹은 이에 대비해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하는가?
= 그리스 정부는 최근 유럽위원회, 유럽중앙은행 그리고 국제통화기금으로 구성된 이른바 ‘트로이카(Troika)’와 새로운 3개년 정책(개혁)합의에 도달했다.
이 합의는 그리스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과감한 구조개혁, 재정적자의 대폭 감축, 그리스 미상환 공공부채의 상각(탕감) 등을 요구하면서 트로이카와 여타 국제기구들이 총 1300억 유로에 이르는 새로운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합의사항이 완전히 이행된다면 이번 계획은 그리스가 유로존 회원국으로 남으면서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구되는 조정 규모에 비추어 볼 때 그리스는 현재 프로그램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이번 합의에 도달하기 앞서 유로존 금융시장, 특히 일부 유로존 회원국 국채시장에서 이미 전염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금융시장이 주목한 곳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이지만, 그 충격은 더 광범위했다. IMF의 최신 경제전망 보고서는 유로존 위기가 나머지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충격을 반영하고 있다.
2012년 유로존 경제가 다소 위축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은 약 0.5%~0.75%포인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세계경제는 3.5%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새 정부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성공할 경우 유로존 위기의 단기적인 부정적 충격은 종래에는 세계경제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수도 있다.
2. 올해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해 전망해 본다면? 수출 주도 경제인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 둔화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조언한다면?
= 향후 2년간 세계경제는 잘 해야 완만한 성장률을 보이는데 그칠 것이 분명하다. IMF의 최신 경제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3.8%로 예상되어 장기 평균(성장추세) 3.5%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위기가 발생한 이후 6년간 평균 성장률이 3.1%임을 의미하며, 게다가 2013년 유로존의 경제적 산출은 2007년 수준을 넘기 힘들 것이다. 동시에 중국을 포함한 주요 아시아 신흥경제의 성장률도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은 서비스부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소득증가가 더 광범위하게 확산되도록 지원하는 정책조치를 통해 내수의 성장엔진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 수출시장에서의 성공이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이며, 상대적인 성장의 중심이 점차 내수 자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최근 중국이 경제 성장률을 한 자릿수로 낮췄는데 중국의 경제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또 경기둔화를 시사하는 시그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정부가 통화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 지난해 발표된 중국의 제12차 5개년 경제발전계획은 성장모형의 중대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는 사회안전망 강화, 금융시스템 현대화와 및 개혁 그리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의 제1차 성장동력을 내수로 전환하는 것 등이 요구된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저소득층 가계를 위한 주택공급은 가속화하되 경기의 붐앤부스트(boom and bust cycle)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위해 건설부동산부문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경기 완화를 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책의 핵심 목표는 금융부문을 좀 더 시장이 주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 중국의 통화정책은 전반적인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 경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보다 유연한 정책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몇 분기 정도의 전망으로 통화정책 기조는 신중하게 가져가거나 혹은 추가 완화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4. (미국 경기회복 가능성) 미국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 부동산 경기가 추가로 악화되는 경우에는 미국 FRB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MBS 매입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 부동산 경기의 하강 위험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는지? 또한 미국의 실물경기가 언제쯤 반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미국 경제는 비록 성장률이 완만하고 실업률도 높기는 하지만 분명히 확장국면에 들어서 있다. 물론 건설부동산 경기가 계속 취약한 것이 고용 확대가 쉽지 않는 이유들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 초반과 같은 심각한 대외 충격이 없다면 미국 경기확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조건들은 갖추어진 상태다. 무엇보다 생산성과 경쟁력이 견고하고, 기업 이윤마진이 매우 높은 반면 차입비율은 매우 낮은 상태다. 단기적인 미국 경제의 성장 경로가 결정되는 데는 두 가지 측면의 전개가 중요하다.
첫째, 미래 조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의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세율인상을 미루거나 수정하는데 합의하지 않으면 올해 연말 대규모 조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미국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 그리고 이 같은 가처분소득이 계속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가계 소비지출 추세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율 인상을 연기하거나 수정하는데 합의가 된다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2.5%~3% 부근의 견고한 추세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기적인 거시지표들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되지 않는다면 연방준비제도가 새로운, 완화 정책을 취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
5.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추가 양적 완화 필요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또 추가 완화에 나선다면 어떤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 방금 지적했듯이, 연방준비제도의 새로운 완화정책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금융시장이 계속 제약을 받는 상황에 머문다면 추가 장기저리대출(LTRO)을 실시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동시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새로운 유럽안정성기구(ESM)가 은행의 자본 확충을 지원할 수 있게끔 용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과 같은 경우 그러한 정책적 대응으로 과도하고 급격한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에 따른 충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2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