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부채 위기가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물 경기가 브레이크 없는 추락을 지속하는 한편 주변국 국채 시장에서 민간 투자자의 이탈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우울한 전망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금융 리프레션이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 실물경기 하강, 브레이크가 없다
유로존 경제가 침체로 빠져드는 가운데 영국 역시 더블딥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영국 경제가 더블딥 침체에 빠진 것은 1970년대 이후 처음이다.
영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분기 영국 경제는 전분기 대비 0.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0.3% 후퇴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이는 연초 완만한 성장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과 빗나간 것이다.
영국 경제는 지난 2008~2009년 7.1% 위축됐고, 이후 회복 속도가 부진했다. 유로존 부채위기와 정부 지출 축소, 인플레이션 등 상당수의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변국을 중심으로 올해 유로존이 침체에 빠진다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그리스는 올해 5%에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실업률은 19%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업률이 24%에 이르는 스페인은 올해 1분기 0.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공식적인 침체에 접어들었다.
GDP 성장률이 후퇴할 경우 부채 및 재정적자 비율은 더 높아진다. 이어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악순환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 자금 이탈 ‘비상’ 위기 상황 5년 더 간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로존의 위기 상황이 3~5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침체의 깊이와 위기 상황의 종료 시기는 정책자들의 판단에 달린 문제이지만 정책자들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고강도의 긴축재정안과 함께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구조적인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하며, 주변국과 핵심국에 일률적인 해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로인스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재정 통합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주변국을 중심으로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자금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이야고스 알렉소풀로스 애널리스트는 “주변국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질서있는 디레버리징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본 유출이 멈추지 않을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은행권 자금 지원이 추가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 탈출구 없는 부채위기, 리프레션이 해답?
정상적인 방법의 부채 상환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유로존 정부가 보다 값 싼 방법으로 부채 부담을 채권자에게 이전하는 묘책을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른바 리프레션을 동원해 국민들의 반발을 사는 긴축재정안 시행을 늦추고,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HSBC의 스티븐 킹 이코노미스트는 네덜란드의 최근 정치권 움직임과 프랑스 사회당의 속내에서 리프레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킹은 “리프레션이 부채위기 국가의 부채 부담을 채권자에게 전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를 통해서는 부채 규모를 낮출 수 없다는 사실을 주변국 정부도 직시하고 있지만 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