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총선이 일단락된 지 보름여 지나면서 여당도, 야당도 다가오는 대선 초석을 다지기 위한 공약 이행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이에 정치권 공약과 관련 있는 해당 산업계는 벌써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심지어 정계에서 요구할 시나리오에 대한 근거까지 준비해놓으며 이를 언론에 넌지시 흘리기도 한다.
기자가 담당하고 있는 통신업계에서 실제 총선 여야 공약이 이행된다고 가정할때, 업계의 손해액(매출감소)이 어느 정도일지 따져보았다. 예상치를 적용해봤더니 이통사의 피해액이 연간 8조원이 넘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전제를 깐 추정치이다. 공약이 구체적이지 않아 산정에 따라 피해액이 달라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본료 폐지'와 같은 공약은 피처폰에만 해당하는 것인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정액제 가입자들에까지 적용되는 것인지 공약을 내건 정당관계자조차 답변해주지 못해 오차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약이 모두 다 이행된다는 조건이라면, 피해액이 이를 넘어설지언정 이하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LTE 무제한 데이터 제공 도입, 통화료 20% 인하 등 공약은 피해액 추산이 어려워 제외했으니 이 모든 것까지 이행될 경우 이통사의 매출감소폭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공약을 내걸기 전, 정당에서 업계를 제대로 파악해보고 조금만 신중하게 계산해 봤더라면 그들이 내놓은 공약이 현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부분도 눈에 많이 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정치권 공약을 그리 주시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돈다.
매 선거마다 '표(票)풀리즘'차원에서 통신비 인하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탓에 이번 총선후에도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은 울상일 줄 알았다. 그러나 일부 이통사 관계자는 오히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정치권이, 정치인들이 실물경제를 잘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실물경제 인식은 정치 공약의 진정성, 실천성으로 이어지는데 그러나 출발(인식)자체가 다소 엉성하다는 게 이번 총선 공약을 본 이통인들의 중론이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총선 공약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대부분이 현실은 물론 이통산업의 일반 개념도 잘 모르는 허무맹랑한 상태에서 제시된 공약들도 있다"며 "그럴듯한 공약이나,실정을 모르는 터무니없는 공약이 많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비틀어 말했다.
제대로 된 공약으로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면 업계 입장에서는 반박논리 구축 및 하소연 할 명분쌓기에 힘이 든다. 하지만 기본료 면제, 가입비 면제 등의 '던지고 보는'식의 정치권 발언은 이통사의 수익구조를 전혀 모르는 주장으로 이는 국내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사업 접으라는 말과 매한가지여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
결국 허우대만 멀쩡했던 정치권 공약은 이통사의 논리적 반박과 업계 현실을 앞세운 반박에 총선이 끝나자마자 공중분해될 공산이 크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진정 통신 소비자주권과 서민 경제를 위한다면 다가오는 대선에는 그럴듯한 공약이 아닌 제대로 된 공약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어느 정당, 후보이든간에 '그 밥에 그 나물'이어서는 유권자를 사로 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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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