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토리텔링 경영] 스토리텔링, 조직원과 고객을 춤추게 한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 핵심가치 공유·경영 리더의 자질요소 부상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현대 경영활동의 핵심 수단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마켓팅은 물론 기업 핵심가치를 꾸며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진정성이 담겨있는 스토리텔링 기법 및 경영관은 궁극적으로  비전기업을 만드는 데에 큰 몫을 한다.  뉴스핌은 창간 9주년 기획물로 스토리텔링 경영의 중요성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당 성과물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뉴스핌=명재곤 기자]

"꽃을 꽃으로 불러줄때 꽃은 꽃으로 가치를 갖는다"라는 한 싯구의 풀이는 스토리텔링의 의미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후략>

시인 김춘수의 다섯 번째 시집 ‘꽃의 소묘’에 실린 시, ‘꽃’이다.

국민적 이 애송시를 많은 이들은 이렇게 조심스럽게 풀이한다.

“ 저 밑바닥에서 ‘하나의 몸짓’으로 세계속에 존재하던 그 무엇은 이름이 불림으로써 하나의 의미있는 존재로 끌어올려졌다”고. 꽃을 꽃으로 부르자 꽃에게 가치가 심어졌다고 한다.


◆ 기업들,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경영’이 화제다.

경영학자, 콘텐츠개발 전문가들은 기업의 가치와 리더의 생각을 조직내부에서 공감,공유하는 데에 활용하는 유용한 도구로 스토리텔링을 들곤 한다.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있다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스토리는 냉전시대에 사는 미국인들에게 비전공유의 마당을 선사했다. 재벌 총수들의 ‘좋은’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지난 '4.11총선'에서의 여야의 유니폼 색깔도 눈으로 보는 그 것이다.

삼성그룹의 ‘열정 락(樂)서’, CJ그룹의 ‘꿈지기 사절단’등 젊은이들과 소통하면서 암묵적 우군과 잠재적 고객을 창출하는 경영토크쇼도 결국은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이야기(Story)와 말하기(Telling)를 더해놓은 합성어다.

커뮤니케이션측면에서 보면 내 이야기를 어떻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해 상대방을 나의 영역으로 초대해 ‘우리화’ 하는 게 스토리텔링이다.

기업경영 영역에서 스토리텔링은 ‘가치(의미)’를 나누고 심고 키우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가치는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은 것도 있겠다. 결국 누가 어떤 식으로 말해주느냐, 불러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끌어올려지는 정도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래 스토리텔링이 경영에 활발히 접목되면서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기업들 사이에서 일부는 시험적으로 싹을 튀우고 일부는 큰 성과를 얻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경영인 스토리텔링, 기업가치 스토리텔링등 분야도 다양하다. 요즘 기업들 홍보 광고물에서 ‘이야기’를 담은 종류가 수년전보다 훨씬 많다.

한 제과업체의 ‘향수’와 ‘정’을 키워드로 앞세워 제품광고는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스토리텔링’ 작품(!)으로 본다.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500원 지폐속 거북선’으로 일궈낸 조선소 건설자금 유치 이야기는 관련업계에서는 스토리텔링의 재미와 감동의 ‘전설’로 거론된다.  아산의 이 성취는 개인 정주영 회장의 스토리텔링 주요 소재일뿐더러 해당기업은 물론 한국 조선산업을 알리는 거대한 스토리텔링 줄기로 남았다.

향토 관광문화 경영에도 지자체들의 스토리텔링 활용은 활발하다. 드라마 한류를 잘 비벼만든 남이섬 이야기, 해남 땅끝마을의 ‘토말(土末) 표석’ 관광상품, 지역마다의 유명인물이나 특산품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게 광범위적 스토리텔링 경영에 속한다고 볼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원지름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단순한 홍보 마켓팅의 수단에서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는 감성적이면서도 혹은 이성적인 기법으로 그 활동 및 활용 공간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경영자는 스토리텔링을 해야하고 나아가 스토리텔링 경영기법을 알아야 한다” 이재웅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연초 한 인터뷰에서 기업 리더(경영인)의 한 자질로 ‘스토리텔링’을 강하게 꼽았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처음 만난 파트너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스토리텔링을 전개했을때, 그 선행작업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겠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발표회때 트레이드마크 형식으로 착용하는 검정색의 라운드 티와 적당히 낡은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를 기억하는 전 세계인들이 많다. 자유 개방 창의 비구속등이 연상되는 잡스만의 스토리텔링 장치이고 기법이다.

애플의 조직원은 물론 모험심 강한 젊은이와 기업인들은 알게 모르게 잡스의 특정 이미지에 사로잡혀 잡스신도로 열광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이 때문에 애플 제품을 사들이는 지도 모른다.

기업은 핵심가치와 비전을 전 조직원이 공유할수록 경쟁력이 커진다. 공유의 수단이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이야기를 만들어내, 다시말해 스토리텔링작업을 통해 감성을 먼저 어루만지고 이후 설득과 믿음의 과정으로 조직원의 구심력을 이끌어낸다면, 다시말해 ‘비전 공유’에 성공한다면 그 기업과 리더는 특별한 존재로 남을 게다.

잡스처럼. 그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광고카피이자 비전공유를 위한 핵심가치로 주위에 던졌다.

스토리텔링이 브랜드 이야기에서 기업의 핵심가치 정립의 수단으로까지 활용도가 확산되면서 근래 서점가에서 해당 서적을 찾는 손길이 잦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제리 포라스와 안철수의 스토리텔링

세계 유수 경영석학인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그들의 공저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원제, BUILT TO LAST)'에서 비전기업의 핵심이념(핵심가치+목적)을 줄곧 강조했다.

그들은 비전기업이 되기위한 필수적인 공통(특정) 핵심이념이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올바른 것이든 아니든 직원들에게 의식을 심어주고 행동의 지침이 되어줄 핵심이념을 회사가 가지고 있는지 여부라고 설파했다.

기업의 정체성과 생산제품의 유익성여부는 둘째치고 성공하는 기업을 위해서는 거의 사교집단처럼 같이 이해하고 한 방향을 바라보게끔 하는 핵심이념을 만들어 내는 스토리텔링(경영)이 필요하다는 게 경영석학들의 충고이다.

우리 주변에서 스토리텔링작업을 통해 기업의 핵심가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을 크게 키워낸 성공사례로 정보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를 들수 있겠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안철수연구소 이사회의장)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2001년 출간)’라는 책에서 제리 포라스와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기업의 핵심가치에 대해 그만의 고민을 토로했다.

결국 그는 ‘영혼이 있는 기업’을 지향하면서 핵심가치로 하나,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둘,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셋,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등을 정했다.

존재의미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등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그때 오는 2005년에는 세계 10대 보안회사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업 목표를 담았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안철수 원장이 핵심가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전형적인 스토리텔링 경영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지난 2000년 9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벤처기업가 교육을 받으면서 ‘Built to Last' 공동저자인 제리 포라스의 강의를 직접 들으면서 기업 핵심가치에 빠졌다. 이후 귀국후 핵심가치와 비전찾기에 몰두했고 스스로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핵심가치 전제조건을 정리한다.

이어 2000년말 회사적 차원에서 부서장들에게 각자 생각하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정리토록 했고 장기 근무 사원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수차례의 토의과정을 통해 핵심가치가 확정됐고 2001년 시무식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거의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기업 핵심가치 찾기의 스토리텔링작업이었기에 굳이 비전공유를 위한 스토리텔링 추가작업은 필요치 않았음직 하다.

2012년 4월, 안철수 연구소와 안철수 원장의 현 위상과 영향력은 10여년전 그들의 스토리텔링작업에서부터 구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 스토리텔링의 성공 모델로 박원순 서울 시장도 적격이라면 적격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파트너십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 시절, 후원자들에게 즐겨쓰던 문구다. 박 시장은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의 제목에서 함축하듯이 ‘나눔’의 스토리로 오늘의 자리에까지 왔다.

기업 현장에서 뛰는 경영인들도 이제는 자신의 스토리텔링 만들기에도 시간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미지 관리, 오너 총수의 신상관리도 결국은 경쟁력이고 이는 어떤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스토리텔링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 그 이상이다

스토리텔링은 그를 활용하는 인물과 기업, 그리고 이들의 가치를 춤추게 한다.

이야기와 말하기의 단순한 덧셈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은 공감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말함으로서 기업 핵심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곱셈이상의 합산을 낳는다.

물론 허구의 스토리텔링, 역사적으로 옳지 않은 스토리텔링도 없지는 않다.

 ‘경탄할만한 감언으로 인간의 감성을 사로잡으며 유혹적인 동시에 위협적이 존재가 돼버린 스토리텔링의 야누스적인 면모’를 지적하면서 스토리텔링의 악의적 활용 가능성을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