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주변국 정부가 은행권 유동성 지원 방안으로 우발전환사채(contingent convertibles) 카드를 꺼내들고 나섰다.
금융위기가 깊어지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가 이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명 ‘코코본드’라고 불리는 우발전환사채는 채권 발행사가 위기를 맞았을 때 주식으로 전환된다. 은행권의 자본 비율이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 채권 발행 은행의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기본적인 골자다.
스페인 정부는 일부 은행이 발행하는 우발전환사채를 매입,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발행 은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포르투갈 역시 2개 대형은행이 EU의 자본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발전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포르투갈의 방코 코메르시알 포르투기스와 방코BPI 등 2개 은행은 각각 17억 유로와 14억 유로의 자본결손이 발생한 상태다. 이 중 일부를 우발전환사채를 통한 정부 지원으로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회계 원칙 상 직접적인 자본 투입이 아닌 채권 매입은 정부의 재정적자를 늘리지 않기 때문에 우발전환사채가 최근 자금 지원 방안으로 적극 활용되는 모습이다. 은행 측면에서는 우발전환사채 발행으로 자본비율이 향상,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퀴티 크레디트 매니지먼트의 사티시 풀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코코본드가 은행과 정부 모두 수혜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며 “코코본드 발행이 속도를 내면 은행 재무건전성도 그만큼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우발전환사채의 이율이 지나치게 높아 오히려 은행 측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스페인 은행권의 경우 이율이 8% 선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는 정부의 손실 위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늦추는 것일 뿐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UBS의 알라스타이르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코코본드의 기본적인 전제는 은행이 자본적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준다는 것이지만 실상 문제를 더 빨리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