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 2차 장기저리대출(LTRO)를 통해 공급할 유동성이 최대 1조 유로에 이른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기업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일 뿐이다. 은행권 대출 문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기 때문.
그리스를 필두로 유로존 부채위기 국가의 디폴트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 사이 기업 파산 리스크가 크게 상승했다는 지적이다. 유로존 경제가 침체로 빠져들면서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는 동시에 은행권 대출 만기 연장이나 신규 대출이 막혔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미국 금융시장으로 몰려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서 적정 금리에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런던의 리서치 기관인 캐피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의 기업 파산이 12%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주변국인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의 기업 파산율이 사상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월 유럽 최대 정유업체인 페트로플러스 홀딩스가 17억 5000만 달러의 부채를 떠안은 채 파산보호 신청을 낸 데 이어 파산 사태가 연이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브라이언 록히드 파트너는 “유로존 은행권이 대출문을 점점 더좁히고 있다”며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악순환을 일으키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돈줄’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이 파산을 피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투자 축소 등 자구책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로 인해 실물경기의 한파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영국의 주류업체인 펀치 타번스는 사세 확장을 위해 지난 10년간 74억 달러의 부채를 진 가운데 기업 분할을 결정하고, 2년 내 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밖에 일부 매장을 매각해 부채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옐로페이지 출판업체인 시트 페이진은 지난해 12월 7200만달러의 채무금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1년 사이 두 번째 디폴트로, 채무조정을 진행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