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도대체 이번에 철수하는 대기업의 베이커리·커피전문점이 골목상권의 상생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권 눈치보기에 급급한 기업과 생색을 내고 싶은 정부의 합작품 아니겠습니까.”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최근 대기업이 잇따라 베이커리·커피전문점의 철수를 결정했지만 정작 이것이 정부 눈치보기 외에 의미가 있겠냐고 토로했다.
최근 대기업들의 베이커리·커피숍 철수가 화제다. 삼성그룹 계열사 호텔신라를 비롯해 현대·기아차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두산그룹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집단에서 ‘상생’을 위해 자사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분명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결심을 한 것 자체는 환영할 만하다. 다만, 그 결과는 불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 결정이 얼마나 상생에 의미가 있느냐는 의문부호를 여전히 떨쳐낼 수 없어서다.
이번 대기업의 베이커리·커피전문점 철수는 거의 등 떠밀린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재벌 2·3세의 서민업종을 침해하는 사업행태를 비판하자 이틀 뒤 호텔신라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사업 철수를 결행했다.
문제는 이중에 오너3세의 지분이 직접 들어간 곳이 극소수일 뿐더러 정작 골목상권에 진출해 있는 점포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오피스타운, 백화점, 자사 사옥에 입점해있어 사실상 골목상권과 연계되는 상생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 이들의 빈자리를 소상공인이 채울 가능성도 미미하다. 그래도 일부 대기업들은 철수를 단행했고 이를 상생의 결과로 울면서(?) 자료를 낸다.
상황이 이러니 베이커리·커피전문점 철수를 결정하지 못한 대기업들은 울상이다. 정작 철수를 하는 것이 별 다른 의미도 없는데, 자칫 정부나 여론의 포화를 맞을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재계에서 상생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바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의 잡식성 사업이 골목상권으로 진출해있다는 구조적인 문제도 한 자리 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중소기업과 영세사인들의 목줄을 죄고 있다는 점이다.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본다’는 말이 있다. 봐야 할 것은 달인데, 코앞에 있는 손가락만 보는 근시안적인 행동을 일컫는다.
현재 대기업의 베이커리·커피전문점의 철수도 이런 관점에서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생은 앞으로도 장기간 해쳐나가야 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다. 고작 그룹의 매출 0.01%도 안 되는 작은 사업을 철수한다고 골목상권에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나마 이마저도 다행이라고 치라면 그 또한 할 수 없지만.
상생에 대한 사회와 대기업의 보다 깊은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도 '구호 정책'만 내세우지 말고 상생과 공생의 장치를 더욱 진정성있게 제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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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