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전례 없는 장기 대출을 은행권에 공급한 가운데 내달 또 한 차례 장기 대출을 시행한다. 지난달 500여개 은행이 총 4890억유로(6370억달러)를 지원 받은 가운데 내달 역시 이와 상응하는 규모의 자금 집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간 자금 거래가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상업은행의 중앙은행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유로존 주변국을 중심으로 국채 매입에 투입, 이른바 ‘돌려막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내달 29일 시행하는 ECB의 2차 장기대출에 지난달만큼 높은 자금 수요가 몰릴 전망이다. 상업은행의 ‘돈가뭄’이 여전한 데다 대출 담보물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내달 ECB 대출이 또 한 차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은행권 채권 규모가 7650억달러에 이르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 금융채 매입이 크게 위축, ECB가 소방수를 자처하고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1차 대출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은행권은 이번에도 대출 자금으로 자국 국채를 매입할 전망이. 대출 금리와 국채 수익률의 차이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매입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메디오방카의 크리스토퍼 휠러 애널리스트는 “ECB의 장기 대출은 시간을 버는 효과를 낼 뿐 근본적인 재무건전성과 부채위기를 바로잡을 수 있는 묘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지난달 시행한 대출 자금 가운데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권 비중이 50%에 달했다. 유로존의 대표적인 부채위기 국가인 양국의 국채 수익률이 랠리를 멈춘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윌리엄 포터 애널리스트는 “담보물 요건 완화에 따라 내달 대출 수요는 지난달에 비해 높을 것”이라며 “ECB 장기 대출이 은행의 채권 차환 발행에 대한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자금 공급을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수는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