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과 채무협상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포르투갈도 이른바 ‘헤어컷’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더욱 악화, 부채 위기가 깊어지는 악순환이 그리스에서 포르투갈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이미 전염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5%에 육박했다.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1270bp에 이른다. 향후 5년 내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67%에 이른다는 의미다.
여기에 우울한 경제 성장 전망은 포르투갈 부채 위기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인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올해 5.8%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이며, 내년에도 3.7%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고점 대비 저점까지 성장률은 무려 13% 후퇴,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르투갈은 강도 높은 긴축을 전제로 EU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난해 12월 29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승인 받았지만 침체가 깊어질 경우 긴축안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
포르투갈의 부채 규모는 GDP의 113%로 160%에 이르는 그리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민간 부문의 채권액은 GDP의 360%에 이르며, 특히 해외 채무가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포르투갈이 디폴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민간 채권단이 손실을 떠안는 ‘헤어컷’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해외 민간 부문의 비중이 큰 만큼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르게 미셸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헤어컷을 실시하지 않으면 포르투갈은 재정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미 금융 시스템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 35%의 헤어컷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EU와 IMF는 포르투갈의 민간 채권단이 그리스와 같은 자발적 손실 부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포르투갈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채무는 170억유로. 이른바 트로이카(EU, ECB, IMF)의 구제금융을 확보한 만큼 디폴트 위기가 눈앞에 닥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가파른 경기 하강과 이에 따른 이자 부담 상승이다. 유로존 내에서 통화 평가절하가 어려운 가운데 포르투갈은 독자적인 국내 평가절하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세간의 이목이 온통 그리스에 집중된 가운데 포르투갈이 유로존 운명의 결정적인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