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이기석 기자] 유로존 부채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는 가운데 그리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경제악화로 인해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특히 그리스는 물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대를 육박하는 등 디폴트 위기가 지속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을 둘러싸고 독일과 프랑스의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존의 부채위기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ECB 등이 기대했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기금 확대방안에 대한 합의 역시 정치적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해법으로서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가 유로존 위기의 전면적 확산을 막기 위해 최종적으로 '유로본드' (Eurobond)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EU가 오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안에는 '유로본드'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유로존 회원국들이 재정 안정을 보증할 수 있는 방안과 미국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거대 국채시장을 형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EU가 내놓을 이번 시안에는 유로본드 도입 자체가 EU 조약의 광범위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유로본드 이행을 위해서는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내용 역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독일이라는 난관 역시 만만치 않게 저항의 벽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력을 자랑하는 독일은 이 같은 계획이 각국 정부들의 긴축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여전히 강력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반면 금융시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EU가 내놓을 이번 시안에 적잖이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관련 논의가 시원치 않아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EU, 유로본드 관련 3가지 옵션 제시할 듯
각국이 자체적인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현 방법과는 달리 유로존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보증해 이른바 '유럽안정본드'라고 불리기도 하는 '유로본드' 안은 크게 세 옵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옵션은 유로존 회원국들의 국채를 일체 유로본드로 대체, 각 회원국이 서로에 대해 "공동 및 부분" 채권 보증을 서게 되는 방안이다. 이는 새로 발행될 국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이미 발행된 각국 국채 역시 모두 유로본드로 대체되게 된다.
두 번째 옵션은 유로존 회원국들의 국채를 일정 한도까지 유로본드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아직 정확한 한도가 설정된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국가 GDP의 60%" 식으로 정해지거나 혹은 "정부의 유로존 규제사항 준수 수준" 등에 따라 한도가 정해질 수 있다.
이 두 옵션들은 국가간 구제금융을 금지하고 있는 EU조약 내용의 변경을 요구한다.
세 번째 옵션은 유로본드가 일부 국채들만 대체하고, 유로본드에 대한 각국의 보증 규모 역시 특정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옵션은 공동 국채 발행이 가져다 줄 혜택은 더 적지만 EU조약 변경이 수반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이행이 손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 번째 옵션 하에서 발행될 채권의 경우 현금 혹은 금 보유, 세금 책정 등의 담보를 제공할 경우 채권 등급이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세 번째 옵션은 첫 번째 옵션과 같은 맥락으로 추가 변화될 로드맵 및 강력한 규제 조건을 수반할 예정이다.
◆ 유로존 해법 상당시간 소요, 중장기 근본처방으로 대응수위 높일 필요
전체적으로 유로존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큰 틀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수급하기 위한 단기 대응책과 유로화 도입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대응책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EFSF의 확충을 꾀하면서 ECB의 국채매입 등은 단기적인 대책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하겠으나 EFSF의 확충 역시 각국의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채 만기 도래에 대해서는 ECB가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차환(Roll-over)을 해주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렇지만 ECB의 국채매입 개입으로 시장이 안정되기는 커녕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국채 발행금리가 디폴트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7%대로 급등하자 매입규모 확대와 함께 시장의 신뢰가 약화되는 악순환에 이르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독일이 ECB의 국채매입이 고유 권한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각국의 재정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시장개입 조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킨다며 ECB의 개입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해 왔다.
이런 가운데 단기 대응법으로는 유로존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통화동맹으로서 유로화 도입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문제제기가 비롯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지난 10월 유로존이 유럽정상회의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했지만 그리스의 채무재조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재정적자 지속 및 경기침체 등으로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회의론을 잠재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EU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EFSF 확충 및 운용에 대한 세부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빠른 시일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정국 불안과 더불어 정치적인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리더십 재구축에도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ECB의 신임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EFSF 확충 결정이 너무 느리다는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으며, 11월 취임 직후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독일의 반대를 의식하면서 국채매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시장에서는 EFSF의 확충만으로 해결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제시되기 시작했고 ECB의 초규모의 대량 개입만이 가능하다는 선까지 위험수위가 올랐다.
이처럼 단기적인 수급책에 대해 시장무용론에 빠지면서 유럽연합이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뭔가를 내놔야 한다는 심각한 상황에 들었으며, 그 방안으로 ‘유럽안정채권’으로서 ‘유로본드’를 근본적인 처방으로 들고 나오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 “유로존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U정상회의에서 합의한 EFSF 확충 등 세부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빠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활 위원은 “이런 과정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 내외로 급등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 유럽위기의 대응책 수위도 더 높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기 수습책을 넘어 유로화 도입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유로본드 발행 등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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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이기석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