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한국은행법 개정안의 실효성 논란을 부른 금융채 지급준비금 적립대상에 대한 수정이 모색되고 있다. 금융채 지급준비금이란 금융회사가 채권을 발행할 때 일정 비율만큼 한은에 예치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한은법 개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준 부과 대상에 모든 은행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밝힌 한은법 개정안 시행령에서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수협 등 5개 특수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 빠졌고, 그나마 대상이 되는 시중은행의 은행채도 만기 2년 이하로 한정하면서 실효성 논란을 불렀다.
15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 같은 금융채 지준 부과의 실효성 논란과 관련해 “아직 이야기할 것은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현재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오는 23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한은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지준 부과 대상 확대에 대한 의견을 조율 중이라는 얘기다.
지난 2일 재정부가 발표한 한은법 시행령안에 의하면 은행채 중 2년 이하 원화 표시채에 대해서만 지준 의무를 부과하게 된다. 여기서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수협 등이 발행하는 금융채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렇게 될 경우 지준 부과대상은 전체 금융채의 10% 조금 넘는 정도 밖에 안돼 한은으로서는 한은법 개정안의 목적인 금융안정 역할을 수행하는데 제약이 따르고 통화정책 수단 운용 자체도 어려워진다.
특수은행과 시중은행이 발행한 전체 금융채 규모는 180조원 정도. 이중 시중은행이 발행한 2년 이하 만기 은행채는 26조원에 불과하다. 결국 전체 은행채 중 14% 만이 지준 적립 대상이 된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준율인 2%를 부과할 경우 시중은행들이 한은에 적립해야 하는 지급 준비금 규모는 5200억원으로, 금융채 발행 금리 3.83%를 고려할 경우 은행들이 추가적으로 지는 이자부담은 200억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준 의무 부과 대상을 2년 이하의 은행채로 한정할 경우 한은법 개정을 통한 금융안정 효과는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김중수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총재는 “우리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실효성이 하나도 없으면 안되겠고,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금융채가 전체 은행권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4% 수준에서 금융 위기 이후에는 거의 20% 가까이 치솟았고, 최근에는 비중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상황"이라면서, "유동성 증가를 제어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무이며 이번 한은법 개정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 역시 “특수채를 제외한 2년 이하 은행채에만 지준을 부과할 경우 정책수단으로서 실효성이 없다”며, "더구나 은행들이 채권 발행 만기를 2년을 살짝 넘기는 2년 1개월물로 발행하거나 해서 빠져나갈 구멍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결국 입법예고 기간 중에 지준 의무 부과 대상 채권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한은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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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