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익재 기자] 세계 IT산업의 중심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불과 1~2년전까지만해도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글로벌 IT업체들은 사실상 애플이 일으킨 '소프트웨어 혁명'에 백기를 올리고 소프트웨어 혁명에 속속 동참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고 있다.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산업 강화에 서둘러 나선 데에는 그만큼 하드웨어 업체들의 사정이 불과 몇년뒤의 생존마저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콧대 높은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쥐락펴락하는 애플의 힘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생태계다. 애플은 그 생태계를 무기로 스마트폰에서 태블릿PC, 스마트TV에 이르기까지 지평을 넓히며 차근차근 세계 IT산업을 접수하고 있다. 이 모습에 세계 IT하드웨어의 거인들은 위협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알맹이, 하드웨어는 깡통'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업체인 구글이 빈사상태에 허덕이던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한 데 이어 세계 1위의 PC업체인 HP(휴렛팩커드)가 현지시간 18일 PC 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리시키고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세계 IT하드웨어 산업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HP가 사실상 PC사업을 축소 네지는 포기를 천명한 것은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에 밀려 방황하고 있는 하드웨어 업체들의 현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HP는 또 "웹오에스 기반의 태블릿PC 터치패드와 두종의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해, 이를 활용한 사업을 접겠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PC사업을 분사시킨 뒤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대신 약 100억달러를 들여 영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토노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경쟁력없는 IT하드웨어 부분을 포기하거나 축소시키고 소프트웨어 부분을 강화해 활로를 찿겠다는 것.
대량생산으로 인한 원가절감으로 세계 휴대폰산업을 지배하던 노키아도 이제 매물로 나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세계 2위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인 델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미달했으며 연간 실적전망치까지 낮추면서 뉴욕 증시 폭락을 촉발시켰다. 델의 실적부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시장을 잠식당하며 데스크톱 PC 판매가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애플의 전방위 공격에 더해 우군이었던 구글마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휴대폰업체로 변신해 언제 적으로 돌변할 지 모르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2년만에 처음으로 70만원을 하향 돌파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이건희 회장은 소프트웨어 부분을 크게 강화하고 글로벌 M&A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했지만 상황이 녹녹치는 않다.
문제는 삼성이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잠재 적군이라 할 수 있는 구글을 믿을 수도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구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대책없이 신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자체 스마트폰OS 바다를 키우려하니 현실적으로 시간과 인력,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되고 또 성공을 장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현금이 20조 있다지만 반도체, LCD, 가전, 휴대폰 등 각 사업부문에 필수적인 투자를 빼면 사실상 대형 M&A를 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며 "반도체가 만약에 더욱 안좋아진다면 그때는 정말 위기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한익재 기자 (ijh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