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 하이닉스 매각 두고 채권단 '조급증' 지적
- 현중 현대차 거론속 현대家 영광 재현 밀어주기 의혹도
- 경쟁력 개선 하이닉스, '놔두면 오른다' VS '늦추면 무책임'
[뉴스핌=홍승훈 기자] "이익구조와 성장성이 높아진 하이닉스를 급하게 팔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수년째 잊을만 하면 한번씩 M&A시장내 이슈로 부각돼온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본격화된 요즘, 하이닉스를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의 반도체 업황과 하이닉스의 높아진 기술 경쟁력을 감안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각 조급증'으로 헐값 매각 논란과 시장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하이닉스 인수대상기업으로 범현대가가 급부상하자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계열사분리로 아픔을 겪어온 현대가에 '현대제국 재건'의 기회를 MB 정부 임기내 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져 나온다.
최근 한 증권사 임원은 "여타 산업은 중국과 인도 등이 바짝 뒤쫒고 있지만 반도체산업은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앞선 분야"라며 "굳이 '승자의 저주' 우려가 번지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매각을 서둘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임원도 "올해 대만의 경쟁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하이닉스는 흑자기조를 이어갈 만큼 과거와는 판이하게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최근 거론되는 인수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호의(favor)는 과도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최근 반도체와는 전혀 다른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 M&A 추진 자체에 대한 시장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최근 2년간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현대중공업, 올 상반기 현대건설을 사들인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의 과거 영광 재현의 일환에서 정부가 밀어부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채권단의 하이닉스 주인찾기 시도는 여러차례 이어져 왔다. 2005년 하이닉스가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졸업하면서 첫 시도된 이후 2007년, 2009년, 2010년 등 거의 매년 시도됐으나 실패했다. 올해가 다섯번째 매각 추진이다.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하거나 추진했던 곳도 LG, 효성, 포스코, 동부, SK, 한화, GS그룹 등 대기업이라면 이름을 올리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물론 인수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하이닉스는 물론 '승자의 저주' 논란으로 해당기업 주가는 몸살을 앓는다.
최근 매각 이슈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그룹이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자 이들 기업 또한 주가가 급락하며 요동을 쳤다. 최근 하이닉스는 M&A 이슈로 3일동안 10% 가까이, 현대중공업은 10% 이상 낙폭을 보였다.
이에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 하이닉스 매각을, 더욱이 인수기업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의 방법까지 추진하겠다는 채권단의 입장에 대해 주식시장에선 반대 목소리가 만만찮게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사 한 IT총괄팀장은 "6~7월 반도체 가격 조정이후 8월부터 회복세가 예상되는 등 7월이후 하이닉스 수급은 강할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하이닉스의 경쟁력과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매각을 서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30% 가량 있던 채권단 지분이 15% 수준까지 줄어드는 과정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2만원대 초반의 낮은 가격에 팔았다"며 "하이닉스 스스로 이익을 내 투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 추가 상승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지금 매각을 서둘 필요가 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매각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상당수다. 경기나 반도체 업황 전망만 보고 매각시기를 늦춰 제값을 받아야한다는 주장은 '무책임한 발상'이란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지금 잘 해나가고 있고 미래 성장성도 긍정적이지만 IT업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기"라며 "채권단 입장에서도 자금을 계속 묶어둘 수도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채권단의 지분매각 이슈가 불거질때마다 관련기업들의 주가 혼선, 수년째 이뤄지지 않는 매각과정을 봤을때 이번에도 매각이 이뤄지리라 쉽게 예단하긴 어렵다"고 신중함을 당부했다.
자문사 한 CEO는 "업황이나 경기를 예단해서 매각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클라우딩 이슈로 향후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경우 업황이 계속 좋다고만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 하이닉스가 힘들어진 것은 반도체부문 이익을 현대투신 인수 등 다른 용도로 썼기 때문"이라며 "누가 인수하더라도 이익나면 유보했다 어려울때 견디는 반도체 싸이클을 감안한 전략을 가져간다면 크게 변모한 하이닉스에 대한 '승자의 저주'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측은 오는 21일 입찰공고를 하고 7월 중순께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며 이후 실사와 가격협상을 거쳐 오는 10~11월께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입장이다. 다만 내년 총선과 대선 등 굵직한 정치이슈가 예정돼 있어 매각 완료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게 채권단과 업계 전반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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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