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 수장들이 최근 '강한 달러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낡은 주문을 읊조리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게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년간 달러화 대폭 약세는 불보듯 자명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위안화가 매년 약 5%~7% 가량 절상된다고 본다면, 미국 달러화는 이에 따라 교역 가중치를 감안한 여타 주요통화 대비로 약 20%~30% 정도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17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위안화의 절상이 직접 미치는 영향 뿐 아니라, 위안화 강세는 아시아 및 대규모 신흥시장의 교역 상대국과 경쟁국들에게 자국 통화 가치가 절상되는 것을 좀 더 용인할 수 있게 하는 간접적인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우기 최근 수년 간 유로화와 위안화 사이에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관관계에다가, 중국 경제 성장이 캐나다와 호주 등 상품경제국의 통화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강한 달러'란 표현 자체가 무색해질 것으로 보인다.
◆ "달러 약세?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 같은 분석과 관련해 파로스트레이딩의 전무이사인 더글라스 보스위크는 "달러화 약세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아직 시작도 안 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달러가 조만간 1.5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며,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로 강세를 보였고 반대로 유로화가 3월 하순 이래 최저치로 가치 하락했지만, 올해들어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아직도 6%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큰 폭으로 진행될 경우 미국과 세계경제 전반에 미치는 함의는 매우 크다.
일단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반면 수입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소매업체나 소비자는 위축될 수 있다. 또 외국인들의 미국 여행이나 미국 부동산 구입 가격이 저렴해지만 반면 미국인들이 해외로 나가는 비용 부담은 커진다. 이에 따라 미국 경상수지는 개선될 것이지만, 미국 예산적자나 채무 상환 부담은 커진다.
더구나 미국 달러화 약세가 너무 급격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중국이나 여타 미국 국채 보유국들이 다변화 움직임을 보일 것이고 이는 미국 시중 금리를 끌어 올리게 될 수 있다.
최근 2주 사이 중국이 위안화 환율에 대한 유연성을 좀 더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금융시장에 회자되었다. 이는 미국 재무부가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 이후 중국이 인플레 파이팅 전략으로 환율도 활용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기대감으로 확대됐다.
◆ 위안화: 개혁 후 27% 이상, 최근 1년간 5% 넘게 절상
이미 중국은 지난해 6월 페그제를 사실상 중단한 뒤로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로 5% 이상 절상되는 것을 용인한 상태다. 2005년 공식 환율제도 개혁 이후로는 무려 27% 이상 평가절상했다.
물론 달러화 약세 전망에서는 위안화 평가절상 자체보다는 이것이 다른 주요통화에 대해 미치는 영향이 좀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환분석가들이 위안화 강세를 유로화 가치 상승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유로화는 달러화지수를 구성하는 6대 주요통화 중에서 비중이 58.6%에 이른다. 엔화 비중은 12.6%, 파운드와는 11.9% 정도이고, 캐나다달러가 9.1%, 스웨덴 크로나가 4.2% 그리고 스위스프랑이 3.6%를 차지한다.
미국 달러화는 중국의 환율제도 개혁부터 금융위기 발생 전인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위안화 대비로 18% 평가절하됐다. 이 기간에 달러화지수는 22% 하락하는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달러화지수를 연방준비제도가 측정하는 교역가중치 대비 지수로 보면 26개국 통화 대비로 산출되는데, 중국 위안화는 그 비중이 20%로 이미 가장 큰 상태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을 이 지표로 보자면 달러화 약세 압력이 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4월말 현재 연준의 물가를 감안한 실질 달러화지수는 81.2871을 기록해 38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지수는 위안화가 추가로 5% 평가절상될 경우 약 1.0%~1.5% 정도 하락할 수 있다. 게다가 유럽과 캐나다 외에도 여타 아시아 및 신흥국의 비중을 감안한다면 약 4%~5% 폭으로 하락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게다가 위안화는 아시아 통화 외에도 라틴 경제, 특히 브라질 등 주요국 통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외에도 자국통화 절상을 용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 5년간 달러화 가치 30%~40% 하락, 대단한 것 아냐
이 가운데 일부 기구에서는 위안화가 최대 40% 정도 저평가되었다고는 하지만, 올해 약 5%내지 7% 정도 절상되면 충분하다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결국 향후 5년 간 달러화 가치가 위안화 대비로 매년 평균 5% 정도 하락한다면, 달러화지수 하락 폭은 20%~2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도출되는 것이다.
앞서 파로스의 보스위크는 매년 달러/위안 하락 폭이 평균 7.8%로, 5년 간 달러화지수 하락 폭이 40%에 이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호주 달러화가 최근 3년 안에 무려 80% 이상 절상되었음을 감안할 때 5년 간 40%는 국제시장의 기준으로 보면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편 달러화 평가절하 관측이 강해질 수록 미국 경상수지 및 예산적자가 중국에 의해 조달될 것이란 기대는 줄어든다.
이럴 경우 독일 등 경상수지 흑자국에서 자금을 빌려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달러화의 가치 약세와 함께 금리 상승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제프리 영 수석 외환전략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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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