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두 사람이 정신없이 냄새를 따라가보니 작은 집이 나타났다. 그 집은 케이크로 만들어져 있었다. 지붕은 군침이 도는 초콜릿, 창문은 하얀 생크림, 바깥벽은 갈색으로 구워진 비스킷, 굶주린 그들은 허겁지겁 집을 먹기 시작했다…"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한 부분이다. 배고픔에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앞뒤가리지 않고 과자로 만들어진 집을 먹던 헨젤과 그레텔은 결국 마녀에게 잡혀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
금융 시장에서도 '레버리지'라는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크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문제가 되는 파생상품인 ELW 시장에서 2009년 초단타 매매자를 제외한 개인투자자는 518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비단 일반 개인뿐만이 아니다. 대기업 총수인 SK의 최태원 회장도 최근 선물거래에서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키코(KIKO) 사기사건, 주가연계증권(ELS) 시세조종,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등 파생상품인과 관련해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중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파생상품에 대한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쉬쉬하며 묻어뒀던 부작용들이 여기저기에서 한꺼번에 나오는 모습이다.
파생상품은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금융공학적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보험'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보험'의 기능보다는 한번에 대박의 꿈을 실현하는 '네덜란드 튤립'의 개념으로 파생상품을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
동화에서도 주인공들은 마녀의 집인지도 모르고 눈앞의 달콤함에 이끌려 집을 맛있게(?) 먹다가 큰 화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엔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동화 속에서 이 남매는 계모에 계략에 숲속에 버려지게 되고 굶주림에 숲을 헤메다 마녀의 집을 발견하게 된다. 만약 부모가 따뜻한 사랑으로 자식을 돌보았다면, 남매가 마녀의 집을 먹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됐을까란 점이다.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 동화 속 '계모'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누구였을까? 바로 거래소와 증권사들이다.
우선 거래소는 파생상품 거래량은 세계 1위, ELW의 거래량 세계 2위의 시장을 만들면서 순기능과 역 기능에 대해 정확한 예측과 문제 발생 후 대처가 미흡했다. 코스피200 옵션의 쏠림현상과 ELW 스켈퍼의 문제등에 대해 방관자적 입장을 취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한 증권사들 역시 파생상품 시장에서 큰 수익을 얻으면서도 투자 손실의 책임을 투자자들에게만 미루는 행동은 정당하다 할 수 없다. 금융의 근본인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증권사가 서로 윈윈(win-win)하는 공생 전략을 취해야 한다.
두 기관 모두 투자자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웠다는 비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감독기관은 계모의 이끌림에 자식들을 숲속에 버리는 아버지와 같은 모습이다. 파생상품 시장의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가 검찰의 수사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자상한 아버지처럼 투자자들의 손실과 상품의 부실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동화는 결국 마녀를 이긴 헨젤과 그레텔이 부모와 재회를 하고 행복한 삶을 맞이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동화 속 해피엔딩 처럼 현실세계에서도 투자자와 거래소, 증권사, 감독당국 모두가 행복한 파생상품시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투자금융시장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게 또 다른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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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