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영업정지 저축은행 3곳 중 1곳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출신이 포진돼 있다는 뉴스에 한국은행이 속앓이를 하고있다.
금감원의 감독권 독점을 개편하는 대안으로 한국은행에게도 감독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한은법을 개정하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더욱이 공개된 명단을 보면 석연치 않은 구석도 엿보여 불편한 심기를 돋우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될 당시 감사, 최대주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금감원과 한은 출신은 12명에 이르렀다. 이중 옛 한은 은행감독원을 포함한 금감원 출신이 8명, 한은 출신이 4명이었다.
하지만 해당 임원들의 프로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경인저축은행의 조○○ 감사는 한국은행에 근무한 적이 없으며, 배○○(경북 경북저축은행) 감사는 1989년 9월 한국은행을 퇴직해 대동은행으로 전직 한 후 다시 이 저축은행으로 옮겼다.
문○○(부산 인베스트저축은행), 임○○·문○○(이상 경기 좋은저축은행), 오○○(전남 홍익저축은행)씨 등도 한은으로부터 은행감독원이 분리되면서 1998년 3월에 금감원으로 전직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최종 퇴직기관이 아니므로 한은으로 병기하거나 한은 출신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은행감독원 출신까지도 한은으로 분류한 배경에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금감원의 감독 독점체계를 재편하는 방안 중 하나로 한은에게도 금융기관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계류중인 한은법 개정안에는 한은이 금융기관을 직접 검사하고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옥임 의원의 자료 공개는 '한은도 별 수 없다'는 일종의 '물타기'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국회 정무위는 한은법 개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이런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무위는 한은법 개정안과 상충되는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을 내놓기도했었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의 반대로 한은법 개정안이 법사위 상정조차 되지 못하면서 무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정옥임 의원실 관계자는 "금감원의 감독권 독점이 저축은행 문제를 야기했다"면서도 "한은법 개정안이 대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감독권한이 한은에 나눠지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한은뿐 아니라 예보도 실질적으로 검사를 못하고 있다"며 예보에 권한이 나눠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에둘러 내비쳤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역시 감독권한에 대한 독점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감독 체계의 조직 체계 자체를 바꾸는 것은 법률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현재의 검사권 독점체제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저축은행은 앞으로 예금보험공사를 활용할 생각"이라며 "특히 부실이 우려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예보 기능이 발휘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최종대부자기능을 지닌 한은이 금융기관의 부실 사태를 견제할 수 없는 현실은 다시 생각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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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