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은 금융권 업종을 넘나드는 경쟁터에서 누구보다 어깨가 무겁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지 않고는 증권(금융)산업 내 레이스에서 어느 순간 확 뒤처질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잘 안다. 그 스스로가 조직을 책임지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뉴스핌은 창간 8주년 특집기획으로 국내 유수 증권사 CEO들이 2011년 4월(새 회기년도)에 풀어내는 경영전략과 현안 솔루션, 그리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뉴스핌=정지서 기자] "국내 '종합 1등 금융투자회사' 달성은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가기 위한 실력을 다지는 중간 거점에 불과합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한다고 했던가.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58, 사진)의 목표는 명확했다. 그의 시선은 이미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Asia’s Leading Investment Bank)을 향하고 있었다.
황 사장은 취임 이후 '1등 캠페인'으로 증권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내 '1등 추진 사무국'을 신설하며 1등에 대한 목표를 공고히 해온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올 한해는 우리의 경영목표인 '1등 금융투자회사 완성'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혁신적 사업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사 대비 앞서는 부분은 업무의 질을 심화, 확실한 1등 위치를 선점해 나갈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브로커리지 부분은 지속적인 수익의 원천으로 삼고 IB와 Trading 부문에서 혁신적인 사업모델 구축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특히 올 한해는 WOW시스템, 우리Trader, 우리 Portfolio Manager 등을 통해 WM 사업의 1등을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 팽배한 가격 경쟁보다는 질과 수익률 관리로 승부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10%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고액자산가들에 대한 차별화 전략도 잊지 않았다.
"고액자산관리 시장 선점의 핵심은 고객의 니즈를 세밀하게 파악하여 만족을 넘어 감동의 수준에 다다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를 위해선 다양하고 우수한 상품 경쟁력이 기본이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은 트레이딩 사업부내에 Product Innovation팀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의 상품 서비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 구성 역량이야 말로 최근 고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헤지펀드 운용역량으로 이어지기 때문.
"현재 전세계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 중 헤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인 만큼 향후 한국의 자산가들에게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그 동안 국내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고객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프리미어 셀렉션 펀드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헤지펀드의 새로운 트렌드인 유싯(UCITS) 펀드 등을 출시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우리투자증권이 얼마나 시장의 트렌트에 주목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지난해 새롭게 단장한 '프리미어블루'를 통해 부동산, 세무, 투자 클리닉 등 금융 컨설팅을 넘어 다양한 문화, 예술, 다이닝, 레져, 뷰티, 헬스 등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지향한다는게 우리투자증권의 VVIP차별화 전략이다.
그렇다면 황 사장의 올 한해 우리투자증권 성적표 기대치는 어느 정도일까.
"올해 실적은 아직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우리 사업부들이 계획한 대로 잘 추진해 나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으리라 판단된다." 그의 대답에선 올 한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전해졌다.
우리투자증권의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약 2.6조원으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본확충계획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추가적인 장기투자 수요가 있을 때에는 머뭇거리지 않고 회사채 발행이나 업계 최고수준의 당사 신용등급을 통해 시장을 통한 조달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어느 분야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황성호 사장에게 투자자들에게 우리투자증권이 어떤 증권사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물었다.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겠다고 말했었다. 이는 전통적으로 증권사들이 가지고 있는 차분하고 보수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혁신적으로 역동적인 조직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바람이다. 이 역동성 안에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는 지름길이 숨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평소 황성호 사장이 경영 철학으로 '열린 경영'을 강조하던 것도 이와 같은 역동적인 조직의 실천인 셈이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직원들의 꿈을 일치시켜야 한다. 평소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가장 많이 신경쓰고 대화와 교류를 필수 항목으로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일 아침 여의도 공원에 가면 황성호 사장을 만날 수 있다. 본사 임직원들과 함께 아침조깅 모임 '여깨모(여의도를 깨우는 모임)'를 통해 뛰고, 씻고, 아침을 먹으며 그들의 이야기에서 회사의 내일까지 고민하는 자리가 바로 이 '여깨모'다.
뿐만 아니다. 황성호 사장은 취임 이후 전국의 영업현장을 발로 뛰며 직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데도 주력해 왔다. 매년 우수한 성과를 낸 직원들에겐 직접 편지를 써서 전달하는 것도 이같은 황사장의 소통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문이다.
어느덧 취임한 지 2년, 그에게 아쉬운 점을 물었다.
"그간 전통적인 IB시장에서 대형 IPO 계약 건이 있었으나 경쟁과열로 정당하고 가치 있는 결과가 나오지 못한 채 수수료 경쟁으로 점철되었던 점이 가장 아쉽다. 시장의 왜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우리나라 금융투자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선 업계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2년이란 시간동안 1등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균형잡힌 수익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전에 다소 부족했던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대형사 중 1위로 올라섰기 때문. 주식자산을 기본으로 한 증권형 자산관리 모델이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는 의미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증권사 CEO로서 올 한해 증시 전망을 부탁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코스피 목표지수는 2420포인트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같은 상승세는 우리나라 기업 가치의 재평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의 체력이 강해지고 기업이익의 질도 양호해 지면서 그간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금융위기 이후 점차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낮아지고 있어 시중의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황성호 사장, 그의 한마디 한마디엔 강한 힘과 근성이 느껴졌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그의 손끝에서, 우리투자증권이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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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