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은 금융권 업종을 넘나드는 경쟁터에서 누구보다 어깨가 무겁다. 미래 먹거리를 찾지 않고는 증권(금융)산업내 레이스에서 어느 순간 확 뒤쳐질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잘 안다. 그 스스로가 조직을 책임지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뉴스핌은 창간 8주년 특집기획으로 국내 유수 증권사 CEO들이 2011년 4월(새 회기년도)에 풀어내는 경영전략과 현안 솔루션, 그리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고액자산가 타깃 자산관리 주력
- IB는 한템포 쉬며 기반 다지기
[뉴스핌=홍승훈 기자] 올해 증권업계 CEO들의 경영화두는 자산관리영업으로 귀결된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富)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액자산가층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다. 이들을 향한 증권사들의 타깃 마케팅전략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업계 이슈로 급부상한 헤지펀드에 대한 증권사들의 활발한 제휴, 상품개발 및 출시도 결국 이들을 잡기 위해서다.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원하는 VVIP들에게 제대로 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려는 증권사들의 열의가 어느 때 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이렇듯 대형사들의 고액자산가들을 타깃으로 한 전략수립이 한창인 가운데 올해 자산관리시장은 치열한 한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증권사들의 미래의 먹거리로 꼽히는 IB(투자은행)사업은 올해 한템포 쉬어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과 업계의 기대만큼 증권사간 M&A를 통한 대형화 전략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물론 각 사별로 아시아지역 중심의 자기자본 투자와 중소형 딜 수주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 올해 눈에 띌만한 IB분야 성장성은 아직까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수년내 아시아 톱 수준의 투자은행 진입을 위한 초석다지기에는 여념이 없었다.

◆ 올해 경영전략 초점은 '자산관리'
증권사간 자산관리시장 경쟁은 삼성증권이 먼저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점했다. 이에 대우, 우리, 한투, 미래에셋 등 대형증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삼성을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해 자산관리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고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려 나가겠다"며 독보적인 1위 수성 의지를 피력했다. 진화된 랩 상품과 헤지펀드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만큼 증권업을 넘어 은행 등 타산업 수준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3~4년전 펀드 붐을 일으키며 급부상한 미래에셋증권은 다시 돌아온 기회를 통해 자산관리시장을 재장악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올해 미래에셋의 3대 중점사업(자산관리, 해외진출, 퇴직연금) 가운데 가장 먼저 꼽는 분야가 자산관리부문일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우리에게는 자산관리 컨설팅 노하우와 해외주식 랩어카운트, 헤지펀드 등 차별화된 상품 기획력이 있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헤지펀드는 올해 자산관리분야 우열을 가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을 포함해 우리, 한국, 미래에셋 등 헤지펀드관련해 발빠르게 준비해온 회사들은 자산관리시장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높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전세계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 중 10% 가량이 헤지펀드로 한국 자산가들에게도 헤지펀드는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투자자 관심도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고액자산가 시장 확대를 위해 한 외국계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는 등 M&A를 통한 덩치키우기도 시도중이다.
자산관리시장을 잡기위해 리테일전략 자체를 갈아엎은 곳도 있다. 주식 브로커리지 최강자 대우증권은 점포를 대거 축소하는 대수술을 감행하는 등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리테일 혁신 전략에 주력해왔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대우증권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리테일전략에 대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다. 주식과 리서치 등 국내 최고의 역량과 능력으로 자산관리시장을 잠식해나가겠다"는 강조했다.
자산관리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대형사 수장들의 치열한 공방. 이것이 올해 증권업계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 금융당국에 바라는 것들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증권업계가 정부와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것들일까.
요약해보면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국내 신고절차 간소화, 외국인 투자에 제약이 있는 해당국가에 대해 정부 차원의 외교력, 국내시장 과당경쟁에 따른 시장기능 왜곡 조율 등으로 정리된다.
아시아 톱5 투자은행 진입을 목표로 삼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해외 현지 정부 및 감독기관과의 접촉에 대한 애로점을 피력했다.
유 사장은 "해외현지 감독기관 및 정부기관 네트워크 구축시 기관접촉이 쉽지않고 해외진출과 관련된 현지정책과 제도 파악도 어려웠다. 우리 정부도 이같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어려움을 잘 알 것이다. 앞으로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해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보다 디테일한 부분을 콕 찍었다. 절차의 간소화다.
최 부회장은 "일부 신고사항들에 대한 규제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해외 현지에서 펀드를 비롯한 PI투자를 할 때 국내 신고절차를 조금 간소화하는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중국을 비롯해 동아시아 자본시장의 개방성을 좀더 높일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자본시장 주체들의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는 여건이 돼야 비로서 국내사들도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전해왔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정부가 시장관련 제도를 완화하는 추세여서 다행"이라며 "다만 진출대상국의 외국인 투자제한 등이 큰 제약요인인데 국가별 입장이 달라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차원에서 외교적으로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과당경쟁으로 시장이 왜곡되는데 대해 증권업계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IB시장에서 대형 IPO 딜들이 있었으나 과당경쟁으로 딜 수행역량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수수료 경쟁으로 점철돼 왔다. 이 때문에 결국 시장이 왜곡되고 결국 이는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업계 모두가 반성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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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