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중간선거가 예상대로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나가는 분위기다. 이 같은 결과가 경제나 기업 그리고 금융시장에 크게 시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정책구도상 중앙은행으로 경기 부양 부담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결정(한국시간 4일 새벽)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시장이나 분석가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약 5000억 달러 내외의, 월간 1000억 달러 내외 중장기 국채 매입이 결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이번 양적 완화 정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 금융시장은 자산매입 규모와 속도가 얼마나 만족스러운지 측정하려 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의 컨센서스와 거의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같은 정도의 정책으로는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대세를 이루면서, 이번에도 FOMC가 시장에 던질 메시지가 중요해졌다.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자칫 모호하게 했다가는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 효과의 불확실성, 선명한 정책 목표 수립하고 전달해야
연준은 불확실성이 높고 또 실탄을 무리하게 쓰지 않기 위해서, 가능한 한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정책적 유연성은 '메시지의 모호함'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예측컨데 연준은 "경제 여건과 금융시장의 전개 과정에 따라" 양적 완화 정책을 유연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식으로 문을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가능한 한 정책의 목표와 효과를 뚜렷하게 드러내면서 모호함을 줄이는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는 초기 매입 규모보다는 앞으로 상황을 봐가면서, 또 특정한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완화정책을 구사할 의지가 있음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중기 경제 전망이나 물가 예측을 하향 조정하면서, 정책 기조가 좀 더 적극적이며 좀 더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도 활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매입하는 국채 만기를 장기 쪽으로 더 치우치게 하는 것은 달러화 가치에 좀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법이 될 수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증권매입 프로그램을 통한 완화 수준은 "특정 시점에서의 추가적인 매입 규모보다는 오히려 매입하는 증권의 양과 종류 그리고 보유하는 예상 기간 등에 일차적으로 의존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연준이 장기국채 위주로 매입한다면 금융시장의 듀레이션 위험이 제거되고 장기로 증권을 보유할 경우 요구하는 기간프리미엄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1차 양적 완화정책을 구사할 때 연준이 매입한 국채의 평균 만기는 6년 전후였다. 만기별 보유 한도 35% 규칙을 유지한다면 이 보다 만기가 좀 더 긴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좀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 매입 규모, 어디까지 열어둬야 하나? 수 조 달러?
장기금리 하락이 평소에는 경기 부양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지금처럼 신용이 제대로 증가하지 않고 있고 기능작용이 망가진 상태로 문제점이 잠복해있는 상황에서는 경기부양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 알기 힘들다.
예를 들어 그 동안 모기지금리가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환매 요구나 앞으로 주택경기 변화의 불확실성 때문에 모기지 신용이나 재융자 등의 활동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 가운데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약 5000억 달러 정도의 자산매입은 연방기금금리를 약 0.5%~0.75%포인트 인하하는 정도와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테일러준칙에 따르면 금리는 마이너스 6% 이하가 되어야 하는데 더들리 총재의 주장을 고려한다면 연준의 정책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산매입 규모는 수 조 달러가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MEI)는 2조 달러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단행될 경우 국채금리가 50bp 하락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내년 0.3%포인트, 내후년 0.4%포인트 각각 올라갈 것이며, 실업률이 내년 0.3%포인트 그리고 2012년에 0.5%포인트 각각 내려가는 효과가 각각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이 같은 전망은 현재 신용여건이나 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인 데다, 조세 정책의 변화로 인한 상쇄요인까지 작동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해외 채널 통한 효과에 주목해야
한편 모간스탠리는 연준의 완화정책이 잘 인식되지 못하지만 간접적으로 국제적인 채널을 통해서 미국 국내경제에 부양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연준의 정책으로 해외통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이들 나라들은 통화강세와 완화정책의 조합을 수용하거나 자본통제를 선택해야 하는데, 보통은 '트릴레마' 때문에 전자의 조합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중국 등 신흥국이 통화정책 기조를 좀 더 완만하게 가져가면서 연준의 완화정책 효과를 국제적으로 높이게 되고, 나아가 달러화의 평가절하가 진행되면서 미국 수출경기가 부양되고 글로벌 불균형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연준이 정책의 목표를 더욱 선명하게 해야만 국제 무역분쟁이나 보호무역주의 발발 등 심각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












